인동초에 꽃이 피던 날
박우복
쭈욱 늘어진 하지(夏至)의 햇살 받으며
모내기 하는 엄마를 찾아
어린 동생 등에 업고
젖먹이 길을 나설 때
보채는 동생의 울음 따라
등줄기로 흘러 내리는
땀방울에 젖어
산모퉁이 외딴 집
돌담 그늘에서 식힐 때
짙은 꽃향기는 빈 가슴을 채우는데
금꽃은 따서 동생 입 속에 넣어주고
은꽃은 따서 내 입에 넣고
허기진 세월을 메꾸는 시간
두 눈에서 뚝 뚝 떨어지던
금빛 향기
은빛 향기
지금도 인동초가 꽃을 피우면
젖내음에 찌들어 있는
어린 동생의 울음소리 따라
허기진 또 하나의 내가
유월의 하늘을 멍하게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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