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잠(視箴)
心兮本虛(심혜본허)하니 : 마음이란 본시 비어있는 것이니
應物無迹(응물무적)이라 : 외부 사물에 반응하면서도 흔적은 없는 것이다
操之有要(조지유요)하니 : 마음이 그것을 바르게 잡아두는 것에 요령이 있고,
視爲之則(시위지칙)이라 : 보는 것이 그렇게 하는 법칙이 된다
蔽交於前(폐교어전)하면 : 눈 앞이 여러 가지로 가리워지면
其中則遷(기중칙천)이라 : 그 속 마음은 곧 옮아가게 된다
制之於外(제지어외)하여 : 외부에 대하여 제어함으로써
以安其內(이안기내)니라 : 그 내부를 안정시켜야 한다
克己復禮(극기복례)하면 : 자신을 극복하고 예로 되돌아가게 한다면
久而誠矣(구이성의)리라 : 오래도록 성실하게 될 것이다
청잠(聽箴)
人有秉彛(인유병이)니 : 인간에게는 꼭 지켜야 할 떳떳함이 있어야 하니
本乎天性(본호천성)이라 : 그것은 천성에 근본을 두는 것이다
知誘物化(지유물화)하여 : 다만 사람의 지각이 사물의 변화에 유인되어
遂亡其正(수망기정)이라 : 그 올바름을 잃게 되는 것이다
卓彼先覺(탁피선각)은 : 탁월하였던 저 선각자들은
知止有定(지지유정)이라 : 지각을 선의 경지에 머물게 하여 안정시켰도다
閑邪存誠(한사존성)하여 : 사악해짐을 막고 성실한 마음을 존속시켜서
非禮勿聽(비례물청)이라 : 예가 아닌 것은 듣지도 말아라 하느니라
언잠(言箴)
人心之動(인심지동)이 : 사람의 마음의 움직임은
因言以宣(인언이선)하나니 : 말을 근거로 하여 밖으로 선포되나니
發禁躁妄(발금조망)이라사 : 말을 할 때 조급하거나 경망스러워지는 것을 막음으로서
內斯靜專(내사정전)이라 : 속 마음은 고요하고 한결같게 된다
矧是樞機(신시추기)니 : 하물며 이것은 사람들의 중요한 계기를 만드는 것이니
興戎出好(흥융출호)요 :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고 우호로 나아가게도 하는 것이다
吉凶榮辱(길흉영욕)이 : 사람의 길흉과 영욕은
惟其所召(유기소소)니라 : 오직 말이 불러들이는 것들인 것이다
傷易則誕(상이칙탄)이오 : 말을 지나치게 쉽게 하면 불성실하게 되고
傷煩則支(상번칙지)하고 : 지나치게 번거로이 하면 지리멸렬하게 되고
已肆物忤(이사물오)하고 : 자기 멋대로 말하면 사물과 어긋나게 되고
出悖來違(출패래위)하니라 : 도리에 어긋나는 말을 하면 위배된 보답이 오게 되나니
非法不道(비법불도)하고 : 법도에 어긋나는 것은 말하지 말고
欽哉訓辭(흠재훈사)하라 : 공경하리로다, 이 교훈의 말들을
동잠(動箴)
哲人知幾(철인지기)하여 : 명철한 사람은 일의 빌미를 알아서
誠之於思(성지어사)하고 : 그것을 생각에 정성스럽게 하고
志士勵行(지사여행)하여 : 뜻있는 선비는 행동에 힘써서
守之於爲(수지어위)라 : 올바른 도리를 지키는 일을 실천한다
順理則裕(순리칙유)요 : 올바른 이치를 따르면 여유가 있게 되나
從欲惟危(종욕유위)니 : 자기 욕망을 따르면 위태로워지는 것이다
造次克念(조차극념)하여 : 다급한 순간이라도 이것을 잘 생각하여
戰競自持(전경자지)하라 : 두려워 조심하면서 스스로를 지탱하라
習與性成(습여성성)하면 : 습관이 본성을 따라 이룩되면
聖賢同歸(성현동귀)하리라 : 성현들의 경지에 같이 귀착하게 된다
정이 [程頤, 1033~1107]
자 정숙(正叔). 호 이천(伊川). 시호 정공(正公). 허난성[河南省] 뤄양[洛陽] 출생.
이천백(伊川伯)에 봉하여졌으므로 이천 선생이라 존칭된다.
형 정호(程顥:程明道)와 함께 주돈이(周敦頤:周濂溪)에게 배웠고,
형과 아울러 ‘이정자(二程子)’라 불리며 정주학(程朱學)의 창시자로 알려졌다.
철종(哲宗) 초에 사마광(司馬光)·여공저(呂公著) 등의 추천으로 국자감 교수가 되었고,
이어서 비서성 교서랑(校書郞)·숭정전설서(崇政殿說書)로 발탁되었다.
그러나 왕안석(王安石)·소식(蘇軾) 등과 뜻이 맞지 않았고,
당화(黨禍)를 입어 쓰촨성[四川省] 푸저우[涪州]로 귀양간 일도 있다.
학자로서의 그는 《역경(易經)》에 대한 연구가 특히 깊었고,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의 철학을 수립하여 큰 업적을 남겼다.
그의 사상은 “지미(至微:隱)한 것은 이(理:本體)요
지저(至著:顯)한 것은 상(象:氣·用)이라 하여 일단 양자를 구별하고,
체(體)와 용(用)은 근원이 같으며 현(顯)과 미(微)에 사이가 없다”고
상관관계를 설명한 점에 특색이 있다.
그의 철학은 주자(朱子)에게 계승되어,
《태극도설(太極圖說)》과 《태극도설해(太極圖說解)》에 나타나 있다.
학문의 방법도 형은 오직 정좌(靜座)를 주장하였으나,
그는 ‘경(敬)’을 중히 여겨 ‘거경궁리(居敬窮理)’에 힘썼다.
이와 같은 일도 주자에 의하여 집대성되었고,
송대(宋代)의 신유학인 정주학의 주축이 되었다.
저서에 《역전(易傳)》 4권이 있으며,
그의 학설은 형의 학설과 함께 서필달(徐必達)의 《이정전서(二程全書)》에 수록되었다.
또 그의 전기는 주자가 지은 《이락연원록(伊落淵源錄)》에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