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벼농사가 제법되어갑니다.
작년에는 육묘에도 물관리에도 문제가 있어
벼가 잘 자라지 못했습니다.
올해 많은 공부를 했습니다.
특히 물에 관하여,
나중에 글로 정리해서 올릴 예정입니다.
논매입니다.
논바닥의 수평이 고르지 않아 물을 대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런대로 잘 자라고 있습니다.
논란.
작년에 모내기 직후에 볏모가 모두 죽어버린 논입이다.
올해는 안 죽었습니다.
원인은 볏모가 자리를 잡는데, 모내기 직후, 물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농사책에서는 벼가 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논국 왼편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줄풀이 성합니다.
줄풀도 좋은 약이라는데
이거 뽑을 새가없어요.
줄풀 옆의 논 모습입니다.
이곳도 작년에 볏모가 모두 죽어버린 곳입니다.
작년에도 그런대로 벼가 잘되었던 논죽이니다.
올해도 역시 잘 되는 군요.
벼와 풀이 잘 어우러진 근사한 논입니다.
그런데 이상스럽게 논에 '피'는 없어요.
'피'를 뽑은 적이 없답니다.
'피'가 없는 이유도 나중에 글로 정리해서 올릴까요?
사진 오른쪽에 역시 폼잡고 씨앗을 한껏 품은 풀은 그 유명한 '돼지풀'입니다.
위의 사진을 8월25일 찍고
그 다음날 8월26일, 논에 갔더니
하룻사이에 벼가 이렇게 달라졌더라구요.
이삭이 패기 시작합니다.
근사합니다.
이들은 모두 맘을 합쳐 그동안 몸속에 품었던 이삭을 동시에 내보냅니다.
합창하듯 하늘을 향해...
그리고
이 이삭들이 더 자라나고
막바지 뜨거운 여름이 지나면서 조용히 익어가겠지요.
이삭이 패기 시작하고 이틀후 8월28일,
태풍이 왔습니다.
그날, 해땅물농장의 오후 3시경,
무시무시하게 하늘이 변하면서 바람이 불었습니다.
벼가 바람을 탑니다.
이삭을 품은 무거운 몸이지만 사뿐이 바람을 즐깁니다.
논매,
마치 인사하듯 한쪽으로 일제히...
논란,
논국,
논죽까지 모두 같은 방향으로 바람을 탑니다.
마치 바람에 몸을 씻는 듯....
벼 품종은 고시히까리,
맛은 가장 좋지만 가장 넘어지기 쉬운 품종입니다.
그러나
이논은 해땅물 농장의 바로 아래에 있는 논,
벼가 바람을 타지 못하고 넘어졌네요.
동네 어귀의 넓은 논,
드러 누었네요.
이삭을 품은 벼는 한번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지 못한답니다.
수확도 반 이상 줄고요.
한해 농사가...
맘이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