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세 현역 의사가 추천하는 뇌 건강 운동법
"몸의 리듬을 유지하세요" [닥터 인사이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시형(92) 박사는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핵심 원칙은 ‘평생, 꾸준히, 즐겁게’ 하는 운동 습관에 있다”고 했다.
이 박사는 조선일보 의학·건강 유튜브 ‘닥터 인사이드’에서 “운동은 단순히 근육을 만드는 것을,
넘어 세포 하나하나를 깨우는 생명 활동이자 노화의 브레이크”라고 강조했다.
몸은 강한 자극보다 일정한 리듬을 선호하므로,
일주일에 한두 번 몰아서 하는 운동보다 하루 20분이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 평생 건강을 지키는 세 가지 핵심 축 - 의식적으로 걷기, 근력 유지, 즐거운 운동
이시형 박사가 추천하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운동 습관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1. 걷기 : 단순한 운동을 넘어 ‘마음의 명상’
첫째는 걷기다. 걷기는 나이와 장소에 상관없이 가능한 완벽한 운동이다.
다만, 자세를 바르게 하고 숨을 고르게 쉬며 걷는 ‘의식적인 걷기’가 중요하다.
이때 뇌가 깨어나고 세로토닌이 활성화된다. 중요한 것은 리듬이다.
일정한 속도로 걸을 때 뇌의 세로토닌 회로가 가장 잘 활성화된다.
/조선일보 의학·건강 유튜브 '닥터 인사이드'
2. 근력 유지 : 노년의 통장, 쓰지 않으면 사라진다
둘째는 근력 유지다. 근육은 뼈보다도 먼저 늙는 ‘에너지 공장’이다.
쓰지 않으면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바로 줄어든다.
특히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은 노년의 심장과 같다. 이 부위가 약해지면 일상이 무너진다.
매일 스쿼트, 벽 밀기, 발끝 들기 같은 간단한 근육 운동을 통해 몸의 중심을 잡고 낙상을 예방해야 한다.
근육은 삶의 독립성과 회복력을 유지시켜 주는 ‘노년의 통장’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3. 즐거운 운동 : 웃음과 리듬 속에서 세로토닌이 분비된다
셋째는 즐거운 운동이다. 억지로 하는 운동은 지속할 수 없다.
몸을 움직이면서 웃을 수 있다면 그것이 최고의 운동이다.
세로토닌은 근육이 아니라 웃음과 일정한 리듬 속에서 가장 많이 분비된다.
/조선일보 의학·건강 유튜브 '닥터 인사이드'
◇ 과유불급: 과도한 운동은 ‘뇌를 망친다’
운동은 몸과 마음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모든 에너지는 적정선을 넘어설 때 오히려 독이 된다.
운동이 지나치면 몸의 피로보다 ‘뇌의 피로’가 먼저 찾아온다.
과도한 운동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과다 분비시켜 세로토닌을 고갈시킨다.
뇌 신경세포의 회복을 방해해 불면,
우울감, 기억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시형 박사는 “운동은 뇌가 편안한 상태일 때까지만 해야 한다”고 했다.
가볍게 숨을 고르고 대화가 가능한 정도가 가장 이상적이다.
노년기에 운동 후 다음 날 몸이 무겁거나 잠이 안 온다면 이미 적정선을 넘어선 것이다.
◇ 활동량 저하가 불러오는 뇌 노화
이시형 박사는 “활동량이 줄어드는 것은 단순한 움직임 감소가 아니다”면서
“몸과 뇌의 연결이 끊어지기 시작했다는 심각한 신호”라고 했다.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뇌로 가는 산소와 혈류량이 급격히 감소해 뇌세포의 활력이 떨어진다.
활동량 저하는 뇌의 회로를 비활성화시키고, 생각 경직, 감정 둔화, 기억력 약화로 이어진다고한다.
/조선일보 의학·건강 유튜브 '닥터 인사이드'
활동량 저하는 면역력 감소로 이어진다.
움직이지 않으면 혈액 순환이 정체되고 면역세포 이동이 느려져 염증이 쌓인다.
움직이지 않는 몸은 “스스로 병을 불러들이는 몸”이 되는 것이라고 이 박사는 설명했다.
◇ 중장년층을 위한 운동법
중년 이후의 근력 운동 목표는 근육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기능을 유지하고 지키는 것이다.
핵심은 ‘무겁게가 아니라 자주’이다.
하루 15분씩 꾸준히 하는 것이 일주일에 한두 번 강하게 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하체 중심의 운동(스쿼트, 런지, 계단 오르기)을 통해,
혈류 순환과 체온 조절에 직접 관여하는 허벅지 근육을 단련해야 한다.
유연성을 위해 스트레칭이나 요가를 병행해 근육을 고무줄처럼 부드럽게 유지해야 한다.
이시형 박사는 부상 위험 없이 전신을 움직이는 ‘걷기’를 단연코 가장 완벽한 운동으로 꼽는다.
관절 부담이 적은 ‘수영’처럼 물속에서 하는 운동도 권했다.
물의 부력은 노년기 근육 경직을 완화하고 심폐 기능을 강화한다.
등산의 경우, 내리막길에서 무릎에 압력이 걸리므로 심박수가 안정된 상태에서 하는 ‘산책형 등산’을 추천했다.
◇ 바쁜 현대인을 위한 15분 활동 루틴
이시형 박사는 바쁜 현대인이 실천할 수 있는 하루 15~20분 활동법도 소개했다.
• 아침 (5분): 기지개, 깊은 호흡, 제자리 걷기, 리듬 스트레칭으로 몸 깨우기.
• 일과 중: 1시간마다 일어나 스트레칭하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움직임 쪼개기’.
• 퇴근 후: ‘생각이 정리되는 속도’로 식사 후 10분 산책. 간단한 맨몸 운동(발끝 들기, 벽 밀기)으로 마무리.
/조선일보 의학·건강 유튜브 '닥터 인사이드'
거동이 불편한 경우 물건 옮기기,
전화할 때 서서 이야기하기 등 일상적인 움직임의 빈도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호흡 운동과 척추를 곧게 세우는 자세 유지 만으로도 ‘생명을 일으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시형 박사는
“몸의 시계가 맞아야 인생의 리듬이 맞는다”며
“매일 같은 시간대에 몸을 움직이는 루틴이 스트레스를 줄이고 생체 시계를 안정시킨다”고 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조선일보 의학·건강 유튜브 ‘닥터 인사이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전현석 기자. 조선일보. 2025.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