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시낭송) 가을 편지

작성자이민숙|작성시간16.11.30|조회수47 목록 댓글 0

(시낭송 2016)

가을 편지



이민숙




버리자 버리자

은행잎이 노랗게 하는 말, 받아 적는다


떠나자 떠나자

밤톨이 추는 춤, 투두두둑! 따라 적는다


허공 깊은 곳에 숨어있던 첫사랑도

무지개구름처럼 슬쩍 노을 속으로 사라진다


마침내, 텅 비어버린 편지지 위,

불협화음의 불규칙 동사들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오늘을 연주하고 있다


억새 하나,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을 바라보며

한없이 흔들리고 있다


생이란, 써도 써도 하룻날 우수수 쏟아지고 마는

단 한 호흡의 가을 이파리일 뿐!


그 뒷모습이 아름다워 밤새 받아 적는

우리 사랑 고마리꽃,

아주 늦게 핀 분홍빛 망울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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