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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이론

조순자(가곡)

작성자덩더쿵|작성시간06.09.04|조회수251 목록 댓글 0
[국악이야기] 가곡 ‘이수대엽’ 무려11분 끌어
'유장미의 극치' 노랫말 43글자

 “버들은 실이 되고 꾀꼬리는 북이 되어
  구십 삼춘(三春)에 보내느니 나의 시름
  누구서 녹음방초(綠陰芳草)를 승화시(勝花時)라 하던고?”

43글자의 이 평시조 노랫말을, 반복 하나 없이 무려 11분에 걸쳐 부른다면? 중요무형문화재 30호 가곡 기능보유자 조순자가 부르는 ‘우조(羽調) 이수대엽(二數大葉)’은 그런 노래다. 전주·간주 빼고 노래만 9분이고, 특히 ‘누구서’ 3글자를 1분 이상 부르는데 맨 마지막 ‘-서’ 한 글자만 40초를 끈다. 이른바 ‘정악(正樂)’으로 분류되는 음악들의 맛으로 흔히 유장(悠長)함을 드는데, 유장미의 극치가 가곡 중 바로 이 이수대엽이다. 가곡이라니까 오히려 홍난파·김성태 등 근대 작곡가들의 우리말 노래들을 먼저 떠올릴 법한데, 둘을 ‘전통가곡’ ‘근대가곡’이라 구별해 부르는 것도 좋겠다.

자, 43글자를 무려 11분에 부른다니, 다음의 97글자 노랫말을 다 부르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모란은 화중왕(花中王)이요 향일화(向日花)는 충신이로다/연화(蓮花)는 군자요 행화(杏花) 소인이라 국화는 은일사(隱逸士)요 매화 한사(寒士)로다/박꽃은 노인이요 석죽화(石竹花)는 소년이라 규화(葵花) 무당이요 해당화는 창녀로다/이 중에 이화(梨花) 시객(詩客)이요 홍도(紅桃) 벽도(碧桃) 삼색도(三色挑)는 풍류랑(風流郞)인가 하노라.”

꽃 얘기로 일관해 속칭 ‘화편(花編)’이라고도 하는 이 기다란 가곡, ‘계면(界面) 편수대엽(篇數大葉)’을 노래부르는 시간은 뜻밖에 겨우 3분 20초로, 앞의 짧은 노래의 3분의1도 안된다. 여창가곡 한바탕은 이렇게, 아주 느린 이수대엽부터 사뭇 빠른 편수대엽까지 점점 속도를 더해가는 구조로 돼있다.

가곡의 노랫말은 첫 귀에 알아듣기 힘들다. 한자어 투성이에다 길게 늘여부르기도 하지만, ‘애’ ‘에’ ‘외’ 등 훈민정음 당시 이중모음이던 것들을 옛 그대로 ‘아이’ ‘어이’ ‘오이’처럼 나누어 발음하기 때문이다. 참고=‘조순자 여창가곡 전집’(신나라 1998)

조선일보 2003년 6월 25일 기사

아래 사이트를 링크하시면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chosun.com/w21data/html/news/200306/200306250253.html

김세중/서울대 국악과 강사 odelmio@odelmio.com
입력 : 2003.06.25 19:04 16'


여창 가곡, 그 심연의 소리

슈베르트가 지은 연가곡집<겨울나그네>를 무겁게, 쓸쓸하게 노래하던 바리톤 헤르만 프라이가 며칠 전 죽었다. 사랑을 잃고 상심한 젊은이가 삶 이곳저곳을 방황하는 그 '게르만적 비통함'을 온몸으로 토해내던 그의 모습이 생각난다. 한국에도 몇번 왔던 헤르만 프라이는 '리트'라 부르는 독일 가곡을 세계에 전파하던 노래의 나그네였다. 서양음악에만 가곡이 있는 건 아니다. 우리 음악에도 가곡이 있다. 시조시에 가락을 얹어 부르는 가곡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예술 노래다. 관현악 반주에 맞추어 의식과 품위를 갖춰 부르는 가곡은 창자의 수련과 인품을 다 드러내는 높은 경지의 전문음악이다. 양악에서 남자를 테너와 바리톤, 여자를 소프라노와 메조 소프라노 등으로 음역·음색에 따라 나누고 이들이 부르는 노래가 얼추 정해져 있듯 우리 가곡도 남창 가곡과 여창 가곡 구분이 있다. 말하자면 시원하고 호기로운 남자 목을 위한 노래와, 섬세하고 영롱한 여자 목을 위한 노래가 있는 것이다. 조순자(54)씨는 여창 가곡 분야에서 첫손에 꼽히는 가인이다. 시조창을 하며 여창을 부르던 무형 문화재 김월하가 죽은 뒤 이 분야에서 고인을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구나 1959년 서울 중앙 방송 제2기 국악연구생으로 들어간 뒤 한눈 안 팔고 40년 가까이 여창 외길을 걸어온 조씨의 뚝심은 선후배 동료들이 다 알아준다. 조씨가 여창 가곡 세 바탕을 완창한 CD전집(신나라레코드)은 그 노력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제껏 세바탕을 모두 불러 음반을 내놓은 이는 아무도 없엇다. 전수되고 있는 여창 가곡 71곡 가운데 15곡씩 나눈 첫째 바탕, 둘째 바탕, 셋째 바탕 해서 모두 45곡을 정리한 이 음반은 애련한 여창의 맛을 잘 드러내고 있다. 고려시대에 있었다는 만대엽이나 중대엽은 너무 느리게 부르는 탓에 좋아하는 이가 없어 사리지고 지금은 가장 빠르게 불렸다는 삭대엽만 남아 있는데, 여창은 이 평조 삭대엽으로부터 시작해 우조중거, 중조평거, 우조 두거, 반엽 등 부르는 순서가 정해져 있다. 그러나 그 순서를 다 알 필요는 없다. 그저 "버들은 실이 되고∼"로 시작하는 조씨의 창을 따라 깊은 소리골로 따라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 엄격히 절제돼 있으면서도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끌어내는 심연의 소리가 은은히 사람 마음을 파고드는 가곡의 맛을 즐길 귀만 있으면 된다. 가사를 알아 듣기 보다는 인간의 몸이 오랜 단련을 통해 뿜어올리는 순수하고 맑은 소리에 독경 듣듯 무심히 젖어드는게 감상법이다. 민요나 속요와 구별지어 정가(正歌)라 불렸을 만큼 가곡은 형식을 꽤 따지는 음악형식이다. 근대 가곡의 원류라 할 하규일(1867-1937)과 그의 수제자인 이주환(1909-1972)을 잇는 수제자로서 조순자씨는 그 맥을 바로 다잡아가기에 힘을 쏟고 있다. 69년 경남 마산으로 낙향한 뒤 경남대와 한국교원대 등에 나가 제자들을 기르는 일은 물론, 외국에 우리 가곡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공연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원로 국악학자 성경린(예술원회원)씨는 조씨를 일러 "공부하는 가인, 노력하는 가인, 용기있는 가인, 무거운 사명을 느끼고 정진하고 연구하는 가인"이라 했다. 스승 이주환을 잇고 선창 김월하를 좇아 가곡 명인 계보에 오르기 위한 조순자씨의 노력이 돋보이는 음반이다.

정재숙 기자
[한겨레 21], 1998년 8월 6일 제219호 p.84 - 한겨레신문사


국악인 조순자씨, 무형문화재 지정 

경남 마산 출신 국악인 조순자씨(57·가야국악 대표)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조씨는 문화재청으로부터 관현악 반주에 맞춰 시조시를 노래하는 전통 서악곡인 가곡부문 제30호 중요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로 지정받았다. 조씨는 1962년부터 77년까지 이난향 홍원기 등 국악인으로부터 사사받은 뒤 여창가곡 둘째마당을 복원하고 '단소교육의 실천적 고찰'등 1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한국경제] 2001-12-07 222자 


여창가곡 명인 조순자 전집 CD 나와 

경남 마산에 거주하면서 후진양성에 힘쓰고 있는 여창가곡의 명인 조순자(曺淳子·54)씨가 여창(女唱)가곡 전집을 6장의 CD로 내놓았다. 신나라 레이블로 출시된 ‘조순자 여창가곡 전집’에는 89년 2장의 LP로 출시된 첫째 바탕에 이어 둘째·셋째 바탕 30곡을 새로 녹음해 모두 45곡이 수록돼 있다. 曺씨는 근대 가곡의 원류랄 수 있는 가객(歌客) 하규일(河奎一·1867∼1937)의 제자 이주환(1909∼72)을 사사했다. 52년 KBS 제2기 국악연구생으로 입문, 방송 및 시민위안 공연을 하다가 62년 4월부터 국립국악원 연주단원으로 활동했으며 85년 KBS국악대상 가악(歌樂)부문을 수상하는 등 그 실력을 인정받아왔다. 가곡(歌曲)은 반주는 거문고·풍류가야금·대금·세피리·해금·단소·장구 등이 맡는다. 가곡엔 여창·남창·혼창 등 3가지 유형이 있는데, 남창가곡에 비해 여창가곡은 잔가락과 속소리(假聲)가 곁들여져 섬세하고 애련한 것이 특징이다. 가곡을 시조창(時調唱)이라고도 부르는 것은 가곡의 노랫말이 시조이기 때문. 가사와 함께 일명 정가(正歌)라고 부르는 것은 잡가(雜歌)와 구별하기 위한 것. 엄격히 절제된 소리이지만 깊고 순수한 예술의 경지를 유장(悠長)한 느린 선율로 풀어낸다.

[중앙일보] 1998-08-17 (문화) 뉴스 27면 614자 


조순자 여창가곡전집 출시/듣노라면 머리에 솔바람 이는듯 

◎시조에 가락얹어 노래한 전통가곡 45곡 CD 담아
가곡 하면 흔히 「그리운 금강산」 같은 노래를 떠올리지만 전통음악에도 가곡이 있다. 시조를 가락에 얹어 부르는 전통가곡은 그윽하고 깊은 맛이 비할 데 없다. 듣고 있노라면 머릿 속에서 향긋한 솔바람이 이는 듯 가슴이 시원하고 차분해진다. 40년 가까이 전통가곡을 연마해온 가객 조순자(曺淳子·54)씨가 여창(女唱)가곡 첫째·둘째·셋째바탕을 6장의 CD에 담아 「조순자 여창가곡전집」(신나라레코드)을 냈다. 89년 LP로 냈던 첫째바탕을 CD로 다시 찍고 둘째·셋째바탕을 합쳐 15곡씩 모두 45곡을 수록했다. 첫째바탕 연주나 녹음은 더러 있지만 셋째바탕까지 정리한 음반은 처음이다. 특히 송강(松江) 정철(鄭澈·1536∼1593)의 권주가 「장진주사」(將進酒辭)는 그동안 무대에서 불린 적도 음반으로 나온 적도 없는 어려운 곡인데 10년 이상 공부해서 녹음했다.『가곡을 부를 때마다 홍익인간의 정신이 느껴집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마음이지요. 다툼이 사라지고 풀뿌리, 돌멩이 하나까지 사랑하게 됩니다. 이 좋은 음악이 겨우 명맥만 남아 무형문화재로 보호받아야 하는 신세가 된 게 안타까워 널리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음반을 냈습니다』 첫째바탕이란 가장 널리 불리는 노랫말로 된 곡, 둘째·셋째바탕은 일종의 편곡이다. 예컨대 「평조 이수대엽」(악곡 형식)의 첫째바탕은 「버들은 실이 되고…」, 셋째바탕은 황진이의 시조 「동짓달 기나긴 밤을…」이다. 기본선율은 같지만 가사에 따라 분위기가 바뀌고 맺고 끊는 붙임새가 달라져 음악적으로 미묘한 차이가 난다. 문헌으로 짐작컨대 남창·여창 합쳐 수백곡의 가곡이 있었다. 현재 전하는 여창가곡은 71곡, 그나마 기본이 되는 첫째바탕을 다 할 줄 아는 이도 적다. 조씨는 『옛사람들이 이 아름다운 노래들을 어떻게 다듬고 불러왔는지 보여주려고 안간힘을 썼으나 역부족을 느낀다』며 『악보에 전하는 것만이라도 온전히 보존하는 것을 내 몫으로 삼고 창작은 후대의 가객에게 맡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씨는 근대가곡의 원류 금하 하규일(1867∼1937)의 수제자인 소남 이주환(1909∼1972)의 직계제자로 70년 이후 마산에 살면서 활동해왔다.

오미환 기자 
[한국일보] 1998-08-03 (문화) 기획.연재 11면 1101자 


여창가곡 명인 조순자씨 전집출반/사라져가는 전통가곡 집대성 

◎하규일流 지킨 예인 완벽한 목소리로 ‘가곡의 혼’ 고스란히
우리나라 전통가곡의 맥을 이어온 독보적인 여창 명인 조순자씨(54)의 「여창가곡전집」(신나라레코드)이 나왔다. 지난 89년에 냈던 3장의 앨범에 이번에 녹음한 3장의 앨범을 묶어 모두 6장으로 나온 이 전집은 자칫 사라져갈 위기에 처해있는 전통가곡을 집대성한 수작이다. 우리 전통가곡은 시조시(時調詩)에 가락을 얹어 부르는 노래로 관현악반주에 맞춰 부르는 고도의 전문음악. 그 원형은 고려시대 정과정 삼가곡에서 이어진 만대엽(慢大葉·최대한 느리게 부르는 노래)으로 추정되며 선조 5년 안상이 쓴 「금자합보」에 그 기록이 전해진다. 이후 만대엽, 중대엽, 삭대엽 등으로 파생되면서 전통가곡이라는 이름으로 오늘날까지 보존돼 오고 있다. 전집을 내놓은 조순자 명인은 근대가곡의 원류인 하규일(河奎一·1867∼1937)의 수제자인 이주환(1909∼1972)의 직계제자. 우리나라 여창가곡의 한 분야를 외롭게 지켜온 예인이다. 64년 스승 이주환과 함께 일본에 건너가 춘면곡(春眠曲)을 독창하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으며 경남대, 동국대, 순천대 등에 강사로 출강하면서 후학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현재는 경남 국악교육 연구회장. 한때는 서울의 무대에서도 간간이 그녀의 가곡을 들을 수 있었지만 10여년전부터 지방에 거주하며 중앙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더이상 전통가곡을 가지고 설 무대가 없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의 여창가곡전집은 그가 전수받은 여창가곡의 극치를 맛보게 하는 작품들이 집대성된 음반으로 치열한 예술정신과 의지로 한 세계를 이룬 명인의 목소리와 만날 수 있다.

오광수 기자
[경향신문] 1998-07-31 (문화) 기획.연재 14면 807자 


전통가곡 명인 조순자씨/여창가곡 세바탕 시디 내놔 

전통가곡의 명인 조순자(57)씨의 〈조순자 여창가곡 전집〉이 킹레코드에서 나왔다. 지난 89년 엘피(LP)로 낸 여창가곡 첫째 바탕 15곡에 둘째 바탕(15곡), 셋째 바탕(15곡)을 보태 세 바탕 45곡을 시디(CD) 여섯 장에 담았다. 정악에 속하는 재래 가악의 하나인 전통가곡은 시조시에 가락을 얹혀 부르는 노래로, 관현악 반주에 맞춰 의식과 품위를 유지하며 부르는 전문음악. 시조를 5장(章) 형태로 얹어 부르는 전통가곡은 부르는 방식에 따라 여창, 남창, 남녀혼창 등 세가지 유형이 있다.근대 가곡의 원류인 하규일(1867∼1937)의 수제자인 이주환(1909∼1972, 초대 국립국악원장)에게서 가곡을 배운 조씨는 단소 가야금 해금 등 관현악 반주에 맞추어 욕심을 버린 듯한 노래를 부른다. 가사의 의미를 새겨 듣지 않아도 은은한 곡조에 마음을 내맡겨 두면 가곡의 깊은 멋을 느낄 수 있다.

김보협 기자
[한 겨 레] 1998-07-28 (문화) 뉴스 15면 458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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