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자보다 더 수행자다웠던 고익진 박사 - 후학들 모여 25주년 추모 학술세미나…일불승도 가르침 재조명 (불교포커스)
작성자여운 김광하작성시간13.11.27조회수17 목록 댓글 0한길 걸어가는 보살이여
항상 고요한 마음에 머물러
검소한 생활과 봉사에 힘쓰라
그 마음이 미묘하게 움직여주리라
이 게송은 고 고익진(高翊晉) 박사가 제자들과 함께 공부할 때마다 읊던 자작게송이다. 고익진 박사는 대승불교가 주류였던 한국 불교계에 초기경전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스스로 일깨우는 불교 공부를 가르쳤다. 입적 25주년을 맞는 올해 그의 학문세계와 삶을 조명하는 학술세미나가 열린다.
한국불교학회(회장 김용표 교수)와 일승보살회(회장 정하경)는 12월 6일 12시30분 동국대학교 다향관 세미나실에서 '병고 고익진의 학문세계'를 주제로 제1차 세미나를 개최한다.
주최 단체인 일승보살회는 고익진 박사의 제자들이 그의 학문세계와 가르침, 수행을 잇기 위해 자연스럽게 결성된 모임이다.
<한국불교전서>로 유명한 고익진 박사는 초기불교에 대한 연구를 시작으로 한국불교사상사에 천착한 학문세계를 펼쳤다. 한국불교전서 편찬실장으로서 한국불교찬술문헌을 집대성하는데 심혈을 기울였고, 언제나 비판적 견지에 선 불교학자였다. 또한 일불승도의 수행자로서의 삶을 살았다.
고익진 박사의 법명은 병고(丙古)였다. 평생 병을 달고 살았기에 자신의 삶이 병고와 함께 했고 또 그로 인해 최상법인 부처님법을 만나게 됐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의 육체는 늘 병고에 시달렸으나 그의 학문과 삶, 정신세계는 새로운 불교학의 세계를 열어주었고 수행자 보다 더 수행자 다운 모습으로 후학들을 감화시켰다. 말년에는 병원에 있으면서도 찾아오는 제자들의 불교공부를 점검하는 스승이었다.
정하경 일승보살회 회장은 "고익진 선생님은 일생을 병고를 살았지만 임종 직전까지도 후학들의 공부를 점검하며 가르침을 주고자 했다"고 회고했다.
그의 제자인 이미령 박사(동국역경원 역경위원)는 "강단에서 불교를 전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지만, 정작 제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은 고익진 선생님의 삶이었다"며 "제자들에게 사색과 자내증(自內證)을 거쳐야 참불교인으로 거듭난다는 가르침을 각인시켰다"고 말했다.
세미나는 △고익진의 삶과 학문세계 △초기불교와 아함경 연구 △한국불교사상과 원효 연구 △한국불교전서 편찬과 과제 등 4가지 주제로 이봉춘 동국대 명예교수, 이미령 박사, 이중교 전남대 교수, 유동호 광동고 교법사, 김영일 동국대 강사, 최유진 경남대 교수, 조은수 서울대 교수, 이정희 전 동국역경원 역경위원 등의 발표와 논찬으로 진행된다. 발표자는 모두 고익진 박사의 제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