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3일(수) 을지로따비에서

작성자碧眼 김경숙|작성시간13.07.04|조회수43 목록 댓글 3

낮기온 32도,

차안에 가만히 있으면 땀이 주루루르 흐릅니다.

을지로지하차도는 한화건물의 지하환풍구와 연결되어있어 뜨거운 바람이 지하차도로 흘러들어옵니다.

거사님들은  그곳을 '싸우나실'이라고 하면서 저를 그곳에 데려 가기도하며 깔깔 호호 즐겁습니다.

뜨거운  바람 탓에 따비장소는 후끈후끈 열기에 온몸이 따끈따끈해집니다..

 

일찍 지하차도에 도착하니 거사님들이 줄을 서고 계시고 그 앞에서 거사봉사대 여러분들이 담소를 나누고 계셨습니다.

지난주엔 시간이 맞지않아 못나온 해룡씨,병순씨도 정호씨와 함께 나왔습니다.

잠시후 여운샘께서 보시물을 실은 차를 몰고 오셨고 이실장님이 지하차도 저쪽에서 걸어내려 왔습니다.

 

거사님들의 줄이 지하차도 끝까지 길게 늘어서고

시간에 맞추어 류형식거사님도 합류하시고

조끼를 찾아입고 따비준비를 합니다.

 

탁자,물통, 커피, 종이컵, 떡, 과일을 제자리에 놓습니다.

종이컵에 커피를 담아놓고 각자의 소임을 정했습니다.

류형식거사님은 떡담당, 범일은 바나나담당, 저 벽안과 이실장님은 커피담당,

여운선생님은 둥글레차담당..

 

막 따비를 시작하려 하는데 보살님 한분과 거사님 몇분이 실랑이를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보살님은 늘 같은 자리에 자리를 잡고 줄을 서시는데

이것을 잘 모르는 한 거사님이 새치기로 오인하여 벌어진 일입니다.

다른 거사님들이 증명하여 잠깐의 실랑이는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담당을 나누고 따비준비를 마치고 이동훈실장님의 따비시작 안내말에 맞춰

모두 합장을 하고 인사를 나누고 따비를 시작했습니다.

 

류형식거사님이 사시사철 따끈한 백설기 100개를 거사님들께 나눠드렸고

범일이 구수한 인사말과 함께 바나나 221개를 한분께 2개씩 나눠드렸고

벽안이 커피물을 재고, 이실장님이 나무수저로 잘 저어 핫 커피 120잔을 해룡거사님이 나눠드렸고

시원해서 최고의 인기를 누린 둥글레차 약 70잔을 여운선생님께서 나눠드렸습니다.

 

다른때와 다르게 날이 더우니 시원한 얼음에 채워온 둥글레차 인기가 좋아

병으로 담아가는 분들을 다 챙겨드리지 못했습니다.

미리 장만한 둥글레차가 부족하여 물을 부어 녹여서 드릴정도였습니다.

 

보시를 마치고 여느때와 같이 주변의 쓰레기를 주우러 빈박스를 들고 나서는데

지하차도에서 잠을 주무시는 노거사님께서 박스를 뺏으며 당신들이 하시겠다고 만류하십니다.

만류에 못이겨 결국 장갑을 벗고 장비 정리를 하였습니다.

노거사님이 이곳에서 기거하시면서부터는 지하차도가 참 쾌적해졌습니다.

같이 기거하는 거사님들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고, 챙겨주고, 함께 지하차도를 관리하고 이끄시며

가족으로 지내시는 모습이 참거사의 모습입니다.

 

날씨가 후덥지근하여 거사님들이 예민해지기도 하지만

이곳에 자주 오시는 거사님들은 우리들의 분위기를 잘 아시는 듯 합니다.

그래서 서로간에 작은 일로 소란스럽거나 시비가 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것은 짧은 시간이기는 하지만 오랜기간 함께 얼굴을 보아온 정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같은 상황에 놓여 있으면서도 서로를 모르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이분들에게

어울림이 있고 정이 느껴지는 그런 시간이 바로 따비시간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도 이자리를 마련할 수 있게 해주신 모든분들께 합장하고

함께 이자리를 나눈 거사님들이나 함께 하지 못하는 분들께 합장하고

우리의 제일 큰 스승, 부처님께 합장하며

오늘의 따비를 회향하였습니다...

 

나무석가모니불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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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여운 김광하 | 작성시간 13.07.05 벽안님의 글을 읽으니 수행자로서 마음을 다시 다지게 됩니다. 나무석가모니불 ()
  • 작성자이병관(너름새) | 작성시간 13.07.05 함께하지 못함이 늘 죄송스럽습니다...
  • 작성자제영 석명용 | 작성시간 13.07.05 수고하신 모든 분들과 그 마음을 받아주신 분들께도 합장드립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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