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움직이기에 좋은 날씨였습니다.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주고 햇볕도 그리 따갑지 않고 습도도 그리 높지않고..
따비를 하는 지하차도 근처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기고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가롭게 느껴집니다.
지하차도내에서 줄을 서고 계시는 거사님들도 편안해 보이십니다.
앞줄에 계신 거사님들은 합장으로 인사를 해주시고 답례를 해주십니다.
1주일만에 만나는 반가움의 표현이시지요..
저녁8시25분..
따비를 준비할 시간입니다.
보시물을 싣고 온 차의 트렁크문을 열고 탁자와 물통, 떡상자, 과일상자, 준비물함, 청소도구를 내려놓았습니다.
탁자를 펴고 물통과 보시물을 제위치에 놓고 커피를 드릴 준비를 했습니다.
오늘은 봉지커피 하나도 쏟는 일 없이 차분하게 준비가 끝났습니다.
준비가 끝나고 이실장님의 따비알림 안내와 함께 합장을 하고 인사를 하고
따비를 시작했습니다.
그 시간이되면 거사님들도 손이 허락하는 한(대부분 가방을 들고계시기때문에)
합장을 하고 함께 인사를 해주십니다.
오랜동안 같은 모습으로 따비를 행하는 것을 보시고
같이 동참해주시는 모습입니다.
오늘도 따끈따끈한 백설기 100개는 류형식 거사님께서 천진한 미소와 함께 거사님들께 전해주셨고
노랗고 말랑한 바나나 197개는 범일이 구수한 인사말과 함께 거사님들께 전해주셨고
커피물은 저 벽안이 전공이고 제 옆에서 이실장님이 수저로 커피를 저어주시고
거사봉사대 해룡거사가 110잔의 커피를 거사님들께 공손하게 전해 주셨습니다.
시원하고 인기 최고인 둥글레차는 여운선생님께서 50여잔을 전해주셨습니다.
7년전 제가 처음 을지로따비에 참석하기 시작했을때는
가끔 우격다짐의 장면이 목격되기도 하였고
운동 쫌 한 범일이 그럴때마다 긴장되어 나서야하지 않을까 생각도 했답니다.
그러나 그때 그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오히려 범일이나 거사님들 모두 구수한 인사말을 건넵니다.
범일의 진심어린 인사말에 답례로 간단한 목례부터 정겨운 인사말로 마음을 전해주시는 거사님들을 보면서
을지로따비의 참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오늘도 지하차도늘 비교적 깔끔했습니다.
100여분이 이곳에서 떡과 과일을 드시고 차를 마시지만
쓰레기가 없습니다.
자신들이 먹고 마셔서 생긴 쓰레기를 우리가 치우는 것에 대해
거사님들간에 말없는 공유가 일어난 듯 합니다.
또는 이곳에서 기거하시는 노거사님의 진심어린 거사님들을 향한 설득(?)의 결과일까요?
정확한 이유는 알기 어렵지만 노거사님과 거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곳 을지로따비는 보시물이 오고가는 곳이 아닙니다.
따뜻한 미소와 행복한 마음이 오고가는 곳입니다.
저도 함께 하는 시간이 행복합니다.
거사님들도 그러하리라 믿습니다.
오늘도 함께 하신 분들, 함께하지 못한 분들 모두께 합장으로 인사올리고
따비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나무석가모니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