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동안 낮밤의 기온차이가 15도가 넘습니다.
낮에도 바람이 차고 응달에는 두꺼운 코트가 그리울 정도로 서늘합니다.
그런 쌀쌀한 날씨의 저녁시간..
을지로지하차도에는 7시부터 거사님들이 줄을 서고 계셨습니다.
저녁식사를 하고 와보니 거사님들의 줄은 지하차도 끝까지 이어졌습니다.
이쪽 끝에서 이동훈실장님이 거사봉사대 해룡씨, 정호씨와 함께 담소를 나누고 계셨고
승용차에 실어놓은 건빵 3박스를 하나씩 들고 지하차도로 내려가셨습니다.
이 건빵은 통우리 홍인숙보살이 복지관으로 들어온 건빵중 일부를 거사님들께 전해달라고
실어놓은 것입니다.
정호씨가 건빵 한봉을 뜯어 맛보기로 앞에 서 계신 분들께 몇알씩을 선보였습니다.
고소하고 맛있다며 커피와 함께 먹으면 좋겠다고들 하십니다..
건빵 한알에 금새 분위기가 즐거워집니다..
시간에 맞추어 여운선생님께서 보시물을 실은 차를 몰고 들어오셨습니다.
보시물을 차에서 내리고 탁자를 펴서 그위에 보시물을 올려놓고
커피를 드릴 준비를 마쳤습니다.
부부보살 남편분께서 더욱 적극적으로 보시준비를 하시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함께 합장을 하고 안밖으로 인사를 하며 따비시작을 고하였습니다.
거사봉사대 정호씨는 따끈하고 든든한 백설기 100개를 거사님들께 전해주셨고
바나나 214개와 건빵 107봉지는 범일이 구수한 인사와 함께 전해주셨고
믹스커피 120잔은 저 벽안과 이동훈실장님, 해룡거사의 합장으로 거사님들께 전해주셨고
여운선생님과 남편거사이 구수한 둥글레차 50여잔을 전해주셨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추위는 아니지만 거사님들의 옷차림은 서서히 겨울채비로 들어갔습니다.
부피가 커지고 무게도 나가고 들고다니시는 짐보따리도 커지고 무거워졌습니다.
메고 다니시는분, 쇼핑백처럼 들고 다니시는 분, 구르마처럼 끌고 다니시는 분..
각자 편한대로 가지고 다니시는데 나름대로 노하우를 갖고 계신 듯 합니다.
오늘은 늘 말씀이 없이 묵묵히 보시물을 받으시는 거사님이 눈에 띄게 야윈 모습을 보았습니다.
한달사이에 전혀 다른 사람의 모습을 하고 계신 것이 건강 걱정이 되었습니다.
해맑은 미소를 가지신 거사님은 여전히 밝은 목소리로 인사을 건네시고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어주십니다.
이곳 지하차도에 부부보살을 제외하고 단골로 찾아오시는 보살님 두분중에
한분은 줄을 서지않는 공주스타일이시고 한분은 묵묵히 둥글레차를 병에 담아가시는 분이십니다.
둥글레차를 담아가시는 보살님을 정호거사께서 남은 떡과 건빵을 챙겨드립니다.
맨처음 이곳에 오셨을때는 얼굴조차 들지 않고 보시물만 받고 총총 사라지시던 분이
이제는 농담도 하시고 환하게 웃으십니다..
하루 한번 얼굴을 볼까 말까 하는 관계속에서도 우정이 싹트고 마음을 나누는 모습에
새롭게 흥분되는 시간이였습니다.
따비를 마치고 청소는 자신이 하시겠다고 노서사님이 말리십니다.
쓰레기봉지 주변만 주섬주섬 정리하고 따비를 마쳤습니다.
노거사님, 부부보살, 거사봉사대와 함께 합장을 하고
오늘의 따비를 무난히 마치고 회향함에 감사를 올렸습니다.
회향이 끝나면 모두 자신의 자리로 총총히 돌아갑니다.
그렇게 일상이 또 시작됩니다..
나무석가모니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