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오리털파커를 뚫고 몸안을 파고 듭니다.
설날을 일주일 앞두고 있어 거리에는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과 차량으로 넘쳐납니다.
그러나 을지로지하차도에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거사님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지하차도에 도착하니 보시차가 벌써 와 있었습니다.
이실장님과 거사님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범일이 갑자기 배탈이 나서 인근 건물로 볼일을 보러가서 혼자 지하도로 내려가니
거사님들이 범일의 행방을 묻습니다...ㅎㅎ
보시차에서 탁자와 보시물을 꺼내놓고 컵커피를 만들었습니다.
그 사이에 범일이 왔고 조끼를 찾아 입고
이동훈실장님의 따비알림 "인사하고 시작하겠습니다"과 함께
합장으로 인사를 하고 따비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때 몇몇 거사님들은 함께 합장을 하고 인사를 하십니다.
그분들께도 오랜 시간 함께 하였기에 합장은 익숙한 인사법입니다.
거사봉사대 정호거사가 따끈하고 폭신한 백설기 100 개를 거사님들께 전해주셨고
범일이 노오랗게 익은 바나나 232개를 거사님들께 전해주셨고
저 벽안이 컵커피 100잔에 물을 따르고 이실장님이 나무수저로 저어주시고
노거사님께서 둥글레차 약 40잔을 전해주셨습니다.
많지 않은 보시물은 나누지만 마지막 둥글레차 한잔이 다 떨어질때까지
거사님들은 줄을 서서 받아가십니다.
그것은 따비의 룰입니다.
조용하면서도 따뜻한 인사의 시간이 지나가고
청소를 하려고 하니 노거사님이 만류하십니다.
당신이 거사들이 모두 자리를 뜨면 한바퀴 돌며 정리하신다며..
노거사님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짐정리를 마치고
모두 둘러서서 합장으로 인사를 하였습니다.
노숙생활에 나름대로 이골이 나신 거사님들이나
새로이 노숙생활을 시작한 거사님들이나
이 추운 겨울을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를 기원하며
오늘도 작은손길 후원회원님들을 대표하여
보시물을 전해드렸습니다..
온누리에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 하기를 기원하며
오늘의 따비를 회향하였습니다...
나무석가모니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