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3일 일요일 을지로 따비

작성자如雲 김광하|작성시간14.11.23|조회수23 목록 댓글 0

오늘 저녁은 낮과 같이 날씨가 온화했습니다. 청계천에서 열리는 등축제가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 거사님들이 줄을 서는 굴다리 안까지 차들이 주차하였습니다.

 

날씨가 온화해서 거사님들의 표정도 한결 편안했습니다. 오늘은 백설기 200개,

감귤 340개 (세 개씩 포장했습니다), 커피 100잔, 둥굴레차 100잔을 보시했습니다.

둥굴레차는 맛이 구수해 모두 동이 났습니다.

퇴현 전재성 박사와 을지로 거사봉사대님들이 보살행을 해주셨습니다.

무심한 가운데 평화롭게 보시를 회향했으니, 모두 불보살님들의 가피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차안에서 제영법사와 함께 자비와 전법(傳法)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진정한 전법은 무엇인지, 우리가 보시에 안주하는 것은 아닌지 토론했습니다.

을지로 거사님들의 미소짓는 얼굴의 의미도 다시 생각했습니다.

토론 끝에, 비록 우리 활동이 미약하지만, 자취없는 무주상 보시가 곧 보리심을

낳는 길임을 새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무주상 보시를 행하다 보면, 저절로 공성(空性)을 직면하게 됩니다.

유마거사는 무주상 보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깨달음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백봉 김기추 선생님은 한 법(法)도 없는 자리에서 되돌려 일체 법을 굴려야 비로서

유마거사의 행이라고 설법하셨습니다. 참으로 종일 먹어도 배부르지 않고, 종일 걸어도

먼지가 일어나지 않는 소식입니다.

돌아 보니, 선생님에게서 유마경을 배우던 때가 어제 같은데 벌써 30년도 더 지났네요.

백봉선생님이 즐겨 인용하시던 게송 한 수가 떠올라 여기 올립니다.

 

說頭也落說不着(설두야락설부착):

말머리가 떨어져도 말이 붙지 않으니

無限淸風捲大地(무한청풍권대지):

한이 없는 맑은 바람은 큰 땅을 말아내누나.  

 

오늘 보시한 떡과 과일은 박미자 회원님이 부군 장승욱 거사님의 생신을 축하하며 공양한 것입니다. 

늘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시는 보살님께 합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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