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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 세상

불쌍한 아이는 없다 (김규항/경향신문)

작성자여운 김광하|작성시간13.10.01|조회수17 목록 댓글 0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9302152255&code=990100&s_code=ao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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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초기엔 고래이모나 고래삼촌이 항의를 해오는 일이 잦았다. 통장에서 후원금은 꼬박꼬박 빠져나가는데 후원받는 아이들에게서 아무런 피드백도, 하다못해 엽서 한 장 없다는 것이다. 항의는 다른 후원에서의 경험과 관련되어 있었다. 한국의 어린이 관련 자선단체들은 후원받는 아이들의 적극적인 피드백이 일반적이다. 한 유명 여행 작가가 한참 홍보에 나섰던 자선단체는 직접 결연 방식이 아닌데도 아이에게 엽서를 쓰게 해서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얼마나 불쌍한 아이로 보이게 하는가, 아이가 얼마나 감동한 얼굴로 사진을 찍고 엽서를 쓰게 하는가는 단체의 실적을 가르는 일로 여겨진다. 전엔 자선 단체 홍보물에 등장하는 아이 사진이 ‘아사 직전의 불쌍한 아이’가 대세였지만 근래 들어선 ‘맑고 큰 눈을 가진 불쌍한 아이’가 대세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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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의 목적은 ‘자선이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불쌍한 아이’를 돕는 이유는 불쌍한 아이를 돕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불쌍한 아이가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불쌍한 아이’는 이미 그른 말이다. 이 세상에 불쌍한 아이는 없다. 우리가 미안해해야 할 아이가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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