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 소외계층 외면할 수 없어”
원경 스님·강위동 씨 의기투합
원각사 무료급식 원력 이어나가
급식 재개 첫날 188명 방문해
어르신·봉사자 ‘Win-Win’ 행복
안정 운영위한 봉사·후원 절실
3월 2일로 문을 닫았던 종로 원각사 무료급식이 재개됐다. 보리 스님의 지병으로 문을 닫게 된 원각사의 자비 원력은 심곡암 주지 원경 스님이 이어 받았다. |
원각복지회(회장 원경)은 중단됐던 탑골공원 원각사 노인무료급식을 4월 1일자로 재개했다. 원각사는 오전 10시 여느 때와 같이 사시예불로 봉사를 시작했으며, 재개 첫날인 만큼 탑골공원 인근을 가두 행진을 하며 원각사가 다시 문을 열었음을 어르신들에게 알렸다.
원각복지회장 원경 스님은 예불 후 인사말을 통해 “보리 스님이 남긴 22년의 원력을 다시 이어갈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모든 것이 스님의 원력과 노보살님들의 봉사와 헌신이 있어서 가능했다. 앞으로도 자비의 원력이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원각사 무료급식이 4월 1일 재개됐다. 재개 첫날 원경 스님과 심곡암 신도와 자원봉사들이 무료급식 재개를 알리는 가두 홍보를 하고 있다. |
이대로 22년 자비 원력을 저버릴 수 없다고 생각한 원경 스님은 탑골공원에 직접 ‘현장답사’를 나갔고 어떻게 해서든 원력을 이어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어디 하나 의지할 데 없는 어르신들을 사회가 보듬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강위동 원각복지회 후원회장은 “3월 2일 마지막 급식을 진행했던 원각사 무료 급식소는 이미 다른 세입자가 계약을 체결하고 입주할 예정이었지만 수차례 만류하고 설득했다. 결국 건물 임대에 대한 계약을 다시 맺었다”면서 “자비의 원력이 이어질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원경 스님이 배식 봉사에 참가했다. 이날 무료급식에는 188명의 어르신들이 다녀갔다. |
김세중(83) 씨는 “사찰음식을 상당히 좋아한다. 좋은 시절에는 일부로 찾아가서 먹었다”면서 “오랜만에 절밥을 먹었더니 기분이 좋다. 건강해지는 느낌이다”라고 반겼다.
원각사의 터줏대감 자원봉사자들도 즐겁기는 마찬가지. 보리 스님과 함께 급식 봉사를 시작한 강영순(75) 씨는 그간의 봉사 경력을 살려 질서 유지에 여념이 없었다. 좁은 급식 장소를 고려해 순서를 지키며 입장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강 씨는 “몸은 고되지만 즐겁다. 다시 봉사할 수 있어서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나물비빔밥와 두부조림, 미역국의 단촐한 밥상이지만, 어르신들에게는 귀중한 한끼이다. |
종로 원각사의 무료급식이 다시 이어지기는 했지만 산적한 숙제들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는 월 1500만 원의 비용이 들어가 사부대중의 후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또한 원각사 무료급식은 30여 봉사팀이 매일 봉사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됐지만, 연로한 봉사팀이 일부 회향해 현재 15팀만 남아 있어 자원봉사자 수급도 필요하다.
원경 스님이 배식 봉사에 참가했다. 이날 무료급식에는 188명의 어르신들이 다녀갔다 |
후원 문의: (02)762-4044
원각사 전경. 4월 1일 급식을 재개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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