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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읽기

방회선사의 탄식

작성자여운 김광하|작성시간14.01.03|조회수14 목록 댓글 0

스승 방회(方會:996∼1049)스님께서 처음 양기산(楊岐山)에 머무실 때,

집이 낡아 서까래가 무너져 겨우 비바람을 가릴 정도였다.

그런데다가 마침 늦겨울이라 싸락눈이 침상에 가득하여 편안히 거처하질 못하였다.

납자들이 정성껏 수리하겠다고 하였으나 스승께서는 물리치며 말씀하셨다.


 "우리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감겁(減劫:복과 수명이 줄어드는 시기)에는

높은 언덕 깊은 골이 모두 뒤바뀌어 항상하지 않으리라'하셨으니, 어떻게 뜻대로

다 만족하기를 바랄 수 있겠느냐. 너희들은 출가하여 도를 배우느라 손발이

편안치 못한 채 이미 사오십의 나이가 되어버렸다.

어쩌자고 공부는 등한히 하면서 집짓는 일에 더 신경을 쓰느냐."

 

하며 끝내 따르지 않으시고, 다음날 법당에 올라 노래로 말씀하셨다.


내 잠시 머무는 집 담벽은 헐어
침상 가득 흩뿌려진 구슬같은 눈발이여,
목을 움추리며 가만히 탄식하노라
나무 밑에 살았던 옛사람을 되새기자고

 

楊岐乍住屋壁疎 滿牀盡撒雪珍珠
縮却項暗嗟  蒜憶古人樹下居 『광록(廣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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