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가지 서원(十大受)
이 때에 승만부인은 부처님이 수기 주심을 듣고 공경히 서서 열 가지 큰 다짐을 받았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보리(부처님의 깨달음)에 이를 때까지 받은 바 계에 대하여 범할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보리에 이를 때까지 모든 어른에 대하여 교만한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보리에 이를 때까지 모든 중생에 대하여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보리에 이를 때까지 다른 사람의 잘난 모습이나 아름다운 재물에 대하여 질투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보리에 이를 때까지 두루 모든 것에 대하여 인색한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보리에 이를 때까지 내 자신을 위하여 재물을 모으지 않을 것이며, 무릇 받는 것이 있다면 모두 가난하고
곤궁한 중생들을 성숙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보리에 이를 때까지 내 자신을 위하여 사섭법(사섭법 : 보시, 부드럽고 온화한 말, 남에게 이익되는 행동,
남의 고통과 기쁨을 함께 하는 행동)을 행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애착하지 않는 마음과 만족함이 없는 마음과
거리낌이 없는 마음으로 중생들을 거두어들이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보리에 이를 때까지 만약 고독한 사람, 갇혀 있는 사람, 질병이 있는 사람 등 가지 가지의 고통과 재난을 당하는
중생들을 본다면, 끝내 잠시도 버리지 않고 반드시 편안하게 하기 위하여 올바른 도리로써 이익되게 하고,
온갖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한 뒤에야 떠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보리에 이를 때까지 만약 붙잡거나 기르거나 하는 등의 모든 나쁜 짓과 갖가지 계를 어기는 사람을 보게 되면
그대로 버려 두지 않고, 제가 힘을 얻는 때에 곳곳에서 이러한 중생들을 보게되면, 마땅히 항복 받을 사람은 항복 받고
마땅히 거두어들일 사람은 거두어들이겠습니다. 항복 받거나 거두어 들임으로써 부처님의 진리가 영구히 머무르게 되고,
진리가 영구히 머무르게 되면 천상의 사람, 인간 세상의 사람들이 많아지고 악도가 줄어들어, 능히 여래가 굴리는 진리의
수레바퀴를 따라 구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익이 있으므로 거두어들이고 결코 버리지 않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보리에 이를 때까지 정법을 거두어 지니고 끝내 잊어버리지 않겠습니다. 그 까닭은 진리를 잊어버리는 것이
곧 대승을 잊는 것이요, 대승을 잊는 것은 바라밀다(보시 지계 인욕 정진 지혜)를 잊는 것이며 바라밀다를 잊는 것은
대승을 원하지 않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보살이 대승을 결정코 원하지 않는다면 그는 정법을 거두어들이지 못할 것이며,
즐거움을 따라 들어가려 해도 영원히 범부의 자리를 넘어서지 못할 것입니다.
나는 이와 같이 한 없이 큰 잘못을 보았고, 또 미래의 올바른 진리를 섭수할 보살마하살의 한량없는 복과 이익을 보는 까닭에
이 십대수(십대수: 열가지 큰 다짐)를 받습니다.
<승만경 십대수장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