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작은손길>의 회원이기도 한 이진명 시인의 시
<고아>를 올립니다.
고아
두려워하지 마라
새가슴처럼 뛰는구나
팔딱임을 멈추지 못하는구나
여기는 자리가 아니다 일어나라
날지 못해도
너는 날았다
아비를 날았고 어미를 날았고
형제자매를 날았다
일가친척을 날았다
집도 절도 일찍이 무너뜨려 날았다
너는 처음부터 날았던 사람
떨어지지 않았던 사람이다
두려워하지 마라
시방대천이 다 터졌다
만 개의 발우가 만발한다
문고리를 잡고 토하지 마라
심장을 다치지 마라
돌아보라
어머니가 서 있다
보관(寶冠)을 쓴 어머니가
약함(藥函)을 들고 서 있다
(이진명)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