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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등불]

[법과 등불] 1월 20일 모임 - <싸리뿟따의 경>에 대한 사색

작성자여운 김광하|작성시간16.01.13|조회수50 목록 댓글 1

지난 8월에 시작한 숫타니파타 제4 <여덟 게송의 품>은 어느 덧 막바지에 다달았습니다.

<여덟 게송의 품>은 모두 16경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지난 1월 6일 공부한

<폭력을 휘두르는 자의 경>이 15번째 경이며, 오는 1월 20일 공부할 <싸리뿟따의 경>이

마지막 제16경입니다.

 

<폭력을 휘두르는 자의 경>에서 우리는 부처님이 출가한 이유에 대해 당신

스스로 밝힌 생생한 고백을 들었습니다.

 

잦아드는 물에 있는 물고기처럼 전율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십시오.

서로 반목하는 사람들을 보고, 나에게 두려움이 생겨났습니다.

이 세상 어디나 견고한 것은 없습니다. 어느 방향이든 흔들리고 있습니다.

내가 머물 처소를 찾았지만, (두려움에) 점령되지 않는 곳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끝까지 반목하는 것을 보고 나에게 혐오가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나는 보기 어려운 것을 보았습니다. 그들의 심장에 박힌 화살을 보았습니다.

- <폭력을 휘두르는 자의 경>에서 인용

 

부처님은 서로 반목하는 사람들이 휘두르는 폭력을 보고,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사람들이 폭력에 두려워하는 것을 보고 집을 떠났습니다. 이것을 염리(厭離) 또는

원리(遠離)라고 합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출가는 단순히 현실도피가 아니었으니,  

사람들의 심장에 박힌 번뇌의 화살을 뽑는 길을 찾기 위해, 청정한 기쁨과

해탈의 길을 찾기 위해 집을 나섰던 것입니다.

 

부처님이 집을 나선 것은 왕자로서, 그리고 무사계급(크샤트리야)으로서의 지위를  

등진 것이니, 지금까지 누리던 왕자로서의 권력과 명예와 부귀를 포기한 것입니다.

부처님은 이렇게 당신의 출가의 결심을 밝혔습니다.

 

세상에는 묶여진 속박들이 있는데, 그것들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

그 감각적 쾌락의 욕망들을 꿰뚫어 보고, 자신을 위해 열반을 배워야 한다.

- <폭력을 휘두르는 자의 경>

 

우리는 지금까지 숫타니파타를 공부하면서 <멀리 여읨>과 <적멸>을 배웠습니다.

이 두 가지 가르침에 대해 많은 수행자들이 질문했던 것을 보면, <멀리 여읨>과

<적멸(열반)>이야말로 숫타니파타가 강조하는 부처님의 가장 중요한 가르침입니다. 

 

싸리뿟따는 부처님의 상수제자로서, 우리에게는 사리불로 잘 알려진 분입니다.

작년 4월에 공부한 숫타니파타 <쎌라의 경>에서 볼 수 있듯이, 부처님은

싸리뿟따를 가리켜 '당신이 굴린 위없는 가르침의 바퀴를 굴릴 사람'이며, 

'여래를 닮은 자(여래의 계승자)'라고 말했습니다.

 

<싸리뿟따의 경>첫 머리에 보면, 싸리뿟따는 부처님을 찬탄하며 모든 수행자들을

대신하여 부처님에게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질문을 합니다. 여기서 수행자는

폭력과 두려움 등을 <싫어하여 떠나> 해탈을 구하는 사람입니다.

 

1) 수행승은 싫어하여 떠나서 나무 아래, 혹은 묘지나 산골짜기의 동굴 속에

아무도 없는 곳에 자리를 잡습니다. 높고 낮은 거처가 있지만, 수행승이

고요한 곳에서 지내더라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 그곳에 얼마나 많은

두려운 일이 벌어집니까?

 

2) 아무도 가보지 않는 곳으로 가는, 수행승이 외딴 곳에 기거하면서

이겨내야 하는 얼마나 많은 위험들이 있습니까?  

 

3) 수행승이 정진한다면, 그의 언어 형태는 어떠해야 하고, 세상에서

그의 행동 범주는 어떠해야 하고, 그의 규범과 금계는 어떠해야 하는 것입니까?

 

4) 마음을 통일시키고, 현명하고, 새김을 확립하고 어떤 공부를 해야

자기에게 묻은 때를 마치 대장장이가 은의 때를 벗기듯, 씻어 버리는 것입니까?”

- <싸리뿟따의 경>

 

부처님은 싸리뿟따의 질문에 대해, 수행자는 무엇을 조심해야 하며, 무엇을 이겨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수행을 해서 무엇을 얻어야 하는지 자상하게 법문합니다. 

특히 위 1)번과 2)번의 질문에 대해 부처님은 싸리뿟따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합니다.

 

슬기로운 수행승은 새김을 확립하고, 한계를 알아 유행하며, 다섯 가지 위험한 것들

즉, 공격하는 곤충, 기어가는 뱀, 약탈하는 사람들과 야생의 동물들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중략)

 

외딴 곳에 거처하더라도 불만을 참고, 네 가지 비탄(슬픔)의 현상을 견디어 내야 한다.
‘나는 무엇을 먹을까?’,

‘나는 어디서 먹을까?’,

‘나는 참으로 잠을 못 잤다.’,

‘오늘 나는 어디서 잘 것인가?’

- <싸리뿟따의 경>

 

우리의 생존의식은 매우 완고하며 자기중심적입니다. 자기 욕망에 무의식적으로 집착하는

반면, 생존의식의 주체를 되돌아보지 못합니다. 배고픔과 수면, 추위와 더위 등 생존욕망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슬픔에 휩싸입니다. 그리고 욕망을 충족하면, 생존의식은 쉽게 게을러지고, 

해태와 혼침에 떨어집니다. 부처님은 무엇보다 이러한 맹목적인 생존의식이 초래하는  

두려움을 견뎌내라고 법문했습니다.

 

<싸리뿟따의 경>은 집을 떠나 수행하는 탁발수행자의 삶이 얼마나 힘들고 위험했는지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2,500여년 전 인도에서 살았던 그들의 삶을 지금 그대로

따라 할 수는 없지만, 싸리뿟따 장로의 질문은 오늘 우리에게 큰 화두를 던져줍니다.

수행자는 무엇을 참아내며 무엇을 이겨내야하는지, 그리고 닦아야 할 수행이 무엇이고,

장차 얻어야 할 수행의 목표는 무엇인지 묻는 질문은 수행형태의 우열에 몰두하기 쉬운

이 시대의 수행자가 놓치기 쉬운 질문이기도 합니다.

싸리뿟따 장로의 네 가지 질문은 오늘 우리에게 수행에 대한 진지한 사색과 성찰을 요구합니다.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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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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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정진행 | 작성시간 16.01.25 사리불존자와 아난다 존자도 구분 못했던 제 무지를 반성하며....다시 싸리붓다에 대한 글을 보니
    그냥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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