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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등불]

[법과 등불] 2월 17일 모임 - <천한 사람의 경> 전문

작성자여운 김광하|작성시간16.02.10|조회수49 목록 댓글 0

7. 천한 사람의 경[Vasalasutta]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 세존께서 싸밧티 시 시의 제따 숲에 있는 아나타삔디까 승원에 계셨다.

2.

그 때 세존께서는 아침 일찍 옷을 입고 가사와 발우를 들고 싸밧티 시에 탁발하러 들어 가셨다.
3.

마침 바라문 악기까 바라드와자의 집에는 성화가 켜지고 제물이 올려졌다.

4.

그 때 세존께서는 싸밧티 시에서 차례로 탁발하면서 바라문 악기까 바라드와자의 집이 있는 곳을 찾았다.

5.

바라문 악기까 바라드와자는 세존께서 멀리서 오는 것을 보고 세존께 말했다.

[바라드와자]

“까까중아, 거기 섰거라. 가짜 수행자여, 거기 섰거라. 천한 놈아, 거기 섰거라.”

6.

이처럼 말하자 세존께서는 바라문 악기까 바라드와자에게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세존]

“바라문이여, 도대체 당신은 천한 사람을 알고나 있습니까? 또 천한 사람을 만드는 조건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습니까?

[바라드와자]

“고따마시여, 나는 사람을 천하게 하는 조건조차도 알지 못합니다. 아무쪼록 저에게 천한 사람을 만드는 조건을 알 수 있도록 그 이치를 말씀해 주십시오.”

7.

[세존]

“바라문이여, 그러면 주의해서 잘 들으시오. 내가 말할 것입니다.”

[바라드와자]

“그렇게 하겠습니다.”

바라문 악기까 바라드와자는 세존께 대답했다. 세존께서는 말슴하셨다.

8.

[세존]

“화를 내고 원한을 품으며, 악독하고 시기심이 많고 소견이 그릇되어 속이길 잘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십시오.

9.

한 번 생겨나는 것이건 두 번 생겨나는 것이건 이 세상에 있는 생명을 해치고 살아있는 생명에 자비심이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십시오.

10.

마을뿐만 아니라 도시를 파괴하거나 약탈하면서, 압제자로서 세상에 널리 알려진 사람이 있다면,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십시오.

11.

마을에 있거나 숲에 있거나 남의 것을 나의 것이라고 하고, 주지 않는 것을 빼앗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십시오.

12.

사실은 빚을 지었으나, 돌려 달라고 독촉 받더라도 ‘갚을 빚은 없다.’라고 발뺌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십시오.

13.

얼마 안 되는 물건을 탐내어 길을 가고 있는 행인을 살해하고 그 물건을 약탈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십시오.

14.

증인으로 불려 나갔을 때, 자신이나 남 때문에, 또는 재물 때문에 거짓으로 증언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십시오.

15.

때로는 폭력을 가지고, 혹은 서로 사랑에 빠져 친지나 친구의 아내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십시오.

16.

자기는 재물이 풍족하면서도 나이 들어 늙고 쇠약한 어머니와 아버지를 섬기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십시오.

17.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형제나 자매, 혹은 배우자의 어머니를 때리거나 욕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십시오.

18.

유익한 충고를 구하는데도, 불리하도록 가르쳐주거나 불분명하게 일러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십시오.

19.

악한 일을 하고서도 자기가 한 일을 모르기를 바라며, 그 일을 숨기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십시오.

20.

남의 집에 가서는 융숭한 환대를 받으면서도, 손님에게는 대접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십시오.

21.

성직자나 수행자 또는 탁발하는 수행자를 거짓말로 속이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십시오.

22.

식사 때가 되었는데도 성직자나 수행자에게 욕하며 먹을 것을 주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십시오.

23.

어리석음에 묶여 사소한 물건을 탐하여 세상에서 진실이 아닌 것을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십시오.

24.

자기를 칭찬하고, 타인을 경멸하여, 스스로의 교만에 빠진 사람이 있다면,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십시오.

25.

남을 화내게 하고, 이기적이고, 악의적이고, 인색하고, 거짓을 일삼고,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십시오.

26.

깨달은 사람을 비방하고 혹은 출가나 재가의 제자들을 헐뜯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십시오.

27.

하느님 세계를 포함한 세계에서 거룩한 님이 아닌 자가 거룩한 님이라고 주장한다면, 그 도적은 그야말로 가장 천한 사람이오. 내가 그대에게 설한 이러한 사람들이야말로 참으로 천한 사람인 것이오.

28.

날 때부터 천한 사람인 것이 아니고, 태어나면서부터 바라문인 것도 아니오. 행위에 의해서 천한 사람도 되고, 행위에 의해서 바라문도 되는 것이오.

29.

내가 실례를 들겠으니, 이것으로 내 말을 알아들으시오. 전생에 불가촉 천민의 아들이자, 쏘빠까 마땅가로 알려진 사람이 있었소.

30.

그 마땅가는 얻기 어려운 최상의 명예를 얻었고, 많은 왕족과 바라문들이 그를 섬기려고 모여들었소.

31.

그는 하늘의 길, 먼지를 떨어버린 큰 길에 올라 감각적 쾌락에 대한 탐욕을 버리고, 하느님 세계로 가게 되었소. 하느님 세계에 태어나는 것을 그의 태생이 막지 못했소.

32.

베다 독송자의 집에 태어나 베다의 성전에 친숙한 형제들인 바라문들도, 자주 악한 행위에 빠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소.

33.

그들은 현세에서 비난을 받고 내세에서는 나쁜 곳에 태어나니, 나쁜 곳에 태어나 비난받는 것을 그 태생이 막을 수는 없소.

34.

날 때부터 천한 사람인 것은 아니고, 태생으로 바라문인 것도 아닙니다. 행위로 말미암아 천한 사람도 되고 행위로 말미암아 바라문도 되는 것이오.“

35.

이와 같이 말씀하시자, 바라문 악기까 바라드와자는 세존께 말씀드렸다.
[바라드와자]

“존자 고따마시여, 훌륭하십니다. 존자 고따마시여, 훌륭하십니다. 존자 고따마시여, 마치 넘어진 것을 일으켜 세우듯이, 가려진 것을 열어 보이듯 어리석은 자에게 길을 가리켜주듯이, 눈을 갖춘 자는 형상을 보라고 어둠 속에 등불을 가져오듯이, 존자 고따마께서는 이와 같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진리를 밝혀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세존이신 고따마께 귀의합니다. 또한 그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또한 그 수행승의 참모임에 귀의합니다. 오늘부터 목숨 받쳐 귀의하오니 고따마께서는 재가의 신자로서 받아 주십시오.”

 

- 숫타니파타(전재성 역) 제1 뱀의 품, 7. 천한 사람의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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