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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등불]

[법과 등불] 3월 2일 모임 - <자애의 경>을 읽으며 (2)

작성자여운 김광하|작성시간16.03.02|조회수53 목록 댓글 0

(위에서 계속)

 

매일 밥을 얻어 먹으며, 남은 시간을 숲에서 지내는 일은 출가자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삶입니다. 지난 1월 20일 공부한 <싸리뿟따의 경>의 다음 구절을 읽어보면, 당시 수행자들이 겪어내야 했던 고통이 어떠했는지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는 어떠한 관념의 사변이 끼어들 여지가 없습니다.


슬기로운 수행승은 새김을 확립하고, 한계를 알아 유행하며, 다섯 가지 위험한 것들 즉, 공격하는 곤충, 기어가는 뱀, 약탈하는 사람들과 야생의 동물들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다른 종교의 가르침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그들에게 두려워할 만한 것들이 있을지라도, 착하고 건전한 것을 추구하여, 다른 두려움들도 이겨내어야 한다. 질병을 만나고, 굶주림에 처하더라도 참아내고 추위와 무더위도 참아내야 하리라. 여러 가지로 집 없이 다니면서 그러한 것들을 만나더라도 정진하며 굳세게 노력해야 한다.

- 숫타니파타 <싸리뿟따의 경>


4) 탁발하는 사람이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음식과 재물과 명예에 대한 유혹입니다.

승단안에서 윗자리에 집착하거나 재가자의 집에서 남보다 좋은 대우를 받는 일에 집착하면, 재가자를 속이고 수행자끼리 서로 헐뜯게 됩니다. 당시 많은 수행자들은 보시를 무시하거나 뜻대로 주지않는 자에게는 주문을 외우며 앞날을 저주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속이지 말고 헐뜯지도 말지니, 어디서든지 누구든지,
분노 때문이든 증오 때문이든 서로에게 고통을 바라지 말라.

      <자애의 경>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배고품이나 굶주림, 거처의 고통, 외도들의 비난 등 어떤 어려움을 당하더라도 분노나 저주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라고 가르쳤습니다. 분노가 이어지면, 결국 상대방에게 고통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을 보셨던 것입니다.

 

5) 부처님은 분노와 증오를 이겨내고 자애의 마음을 기르는 관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합니다. 이 수행법이 저 유명한 자애관입니다.

 

어머니가 하나뿐인 아들을 목숨 바쳐 구하듯, 이와 같이 모든 님들을 위하여 자애로운, 한량없는 마음을 닦으라. 그리하여 일체의 세계에 대하여 높은 곳으로 깊은 곳으로 넓은 곳으로 장애 없이, 원한 없이, 적의 없이, 자애로운, 한량없는 마음을 닦으라. 서있거나 가거나 앉아있거나 누워있거나 깨어있는 한, 자애의 마음을 굳게 새기라.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진정한 삶이다.

<자애의 경>

 


어머니가 외아들을 지키는 마음은 아들이 비록 부모의 뜻을 어기는 일이 있어도 자식을 미워하지 않는, 조건없는 자비의 마음입니다.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늘 자비관을 닦으라고 당부했습니다. 자비관을 올바로 닦기 위해서는 '조건없는 자비'에 대한 깊은 성찰과 법담이 요구됩니다.

 

6) 마지막으로 부처님은 자비의 조건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법문합니다.

 

삿된 견해에 의존하지 않고 계행을 갖추고, 통찰을 갖추어

감각적인 욕망을 다스리면, 결코 다시 윤회에 들지 않을 것이다.

<자애의 경>

 

고행이나 쾌락 등 외도들의 가르침을 떠나, 계와 정과 혜를 갖추는 것이 곧 자비의 삶이라고 부처님은 말씀합니다. 계는 재가자에게 부담을 주지않는 소욕지족의 삶입니다. 욕망과 집착을 연기법적으로 살피는 통찰(혜)은 <멀리여읨>과 <적멸>을 가져옵니다. 감각적인 욕망을 다스리면 집중(정)에 이르게 됩니다.

 

자애관은 이처럼 초월적인 명상이라기보다, 이웃과의 관계에서 계정혜를 실천하는 삶에서 출발합니다. 부처님은 <자애의 경> 마지막 구절에서, 자애는 모든 생명에 대한 사랑에 그치지 않고, 궁극적으로 수행자를 해탈로 이끄는 수행임을 깨우칩니다.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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