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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등불]

부처님의 자비의 실체 - <성자의 경>을 읽으며,

작성자여운 김광하|작성시간16.06.02|조회수33 목록 댓글 0

역사를 보면, 불교는 빠른 시간에 인도 전역에 퍼졌다. 많은 사람들이 기존의 바라문 종교나, 당시 성행하던 고행 또는 선정의 가르침을 버리고, 당시로서는 매우 새로운 젊은 고따마 붓다의 가르침을 받아들인 것이다. 부처님의 제자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기 위해 집을 떠나 탁발하는 삶을 선택했지만, 그 삶은 고난을 생각하지 않고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여정이었다.


부처님과 제자들은 하루 한 끼 탁발을 하고서는 남은 시간은 숲에서 지냈다. 이른 아침에는 마을을 다니며 법을 전했고, 햇볓이 강한 오후에는 숲에서 지내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법담을 나누거나, 그렇지 않으면 거룩한 침묵을 지키며 선정에 들었다.

 

부처님은 제자들이 재가자들을 위해 꿈을 해몽하거나, 혼사를 알선하거나, 새나 짐승의 소리로 점을 치거나, 점성술에 종사하는 것을 금했다. 이런 행위는 당시 탁발하는 다른 종교의 수행자들이 생계를 위해 흔히 하는 일이었다. 부처님은 병이 들거나 긂주리더라도 스스로 참아내라고 가르쳤다. 재가자들에게 일체 무엇을 바라는 법이 없도록 했던 것이다. <성자의 경>을 보면 당시 부처님과 제자들의 삶을 볼 수 있다.


남들이 극단적인 말을 하더라도 목욕장에 서 있는 기둥처럼 태연하고, 탐욕을 떠나 모든 감관을 잘 다스리는 자, 현명한 님들은 그를 또한 성자로 안다. 베틀의 북처럼 바르게 자신을 확립하여 모든 악한 행위를 싫어하고, 바른 것과 바르지 않은 것을 잘 아는 자, 현명한 님들은 그를 또한 성자로 안다. (그릇의) 윗 부분이건 중간 부분이건 남은 것이건, 타인에 의해 주어진 것으로 생활하고, 칭찬하지도 않고 욕을 하지도 않는다면, 현명한 님들은 그를 또한 성자로 안다.  
<성자의 경, 8, 9, 11번 구절>


하루 밥 한 끼 외에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 수행자는 재가자가 무엇을 주든, 그 음식에 대해 불평이나 칭찬을 하지 않는다. 누가 어떤 험담이나 칭송을 하든, 목욕탕의 기둥처럼 침묵을 지킨다. 밥을 더 잘 받기 위해, 또는 명성을 얻기 위해 신통한 능력을 보이거나 앞날을 예언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법이 없다. 이러한 수행자가 오늘 우리 주위에 있다면 우리는 그에게서 무엇을 느끼게 될까?


재가자들은 하루 한끼 밥을 얻으러 자기 집의 대문을 두드릴 때 부처님이나 제자들을 만났다. 특별히 밥을 차려놓고 부처님과 제자들을 초대한 때는 공양이 끝난 뒤에 법문을 들었다. 밥을 드신 부처님은 재가자들에게 탐욕과 성냄을 경계하며 자비로운 삶을 살 것을 가르치셨다. 듣는 사람의 이해가 깊어짐에 따라 마지막에는 괴로움을 넘어서는 해탈의 길을 설법하였다.


<성자의 경>을 읽으면, 당시 부처님과 제자들의 삶과 수행은 참으로 자기 마음속 탐욕 성냄 어리석음을 없애는 내적 성찰에 집중하였던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재가자들에게 하루 한 끼 밥을 얻는 것 외에 무엇을 더 얻기 위해 주문을 외어 복을 빌어주거나 앞날을 예언하며 협박을 하지 않았다. 이처럼 나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청정한 사람에게서 느끼는 편안함, 고요한 기쁨이 곧 사람들이 부처님에게서 느낀 자비의 실체가 아니었을까 혼자 곰곰이 생각해본다.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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