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첫 모임은 <쑨다리까 바라드와자의 경>을 공부합니다. <쑨다리까 바라드와자의 경>은 지난 11월 19일에 공부한 <잘 설해진 말씀의 경>에 이어지는 경으로서 '잘 설해진' 부처님의 가르침이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 실제를 보여줍니다.
(如雲)
4. 쑨다리까 바라드와자의 경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 세존께서 꼬쌀라 국에 쑨다리까 강 언덕에 계셨다.
2.
그때 바라문 쑨다리까 바라드와자가 쑨다리까 강 언덕에서 불의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불의 제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3.
그런데 바라문 쑨다리까 바라드와자는 불의 신에 제물을 바치는 불의 제사를 준비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두루 사방을 살펴보았다.
[쑨다리까] ‘누가 제사를 지내고 남은 이 음식을 즐길 것인가?'
4.
그때 바라문 쑨다리까 바라드와자는 세존께서 어떤 나무 밑에서 머리에 두건을 쓰고 앉아 계신 것을 보았다. 보고 나서 그는 왼손으로 제사를 지내고 남은 음식을 들고, 오른손으로 물병을 들고 세존께서 계신 곳을 찾았다.
5.
세존께서는 바라문 쑨다리까 바라드와자의 발자국 소리 때문에 머리의 두건을 벗었다. 그러자 바라문 쑨다리까 바라드와자는 생각했다.
[쑨다리까] ‘이 존자는 머리를 빡빡 깍았네. 이 존자는 머리를 빡빡 깍았네.’
그래서 다시 돌아가려고 했다.
6.
그러나 다시 바라문 쑨다리까 바라드와자에게 이와 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쑨다리까] ‘어떤 바라문은 빡빡 깎은 자도 있다. 가까이 다가가서 출신을 물어보는 것이 어떨까?’
7.
그래서 바라문 쑨다리까 바라드와자는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왔다.
[쑨다리까] “그대는 어떤 가문 출신입니까?”
그러자 세존께서는 바라문 쑨다리까 바라드와자에게 시로써 대답하셨다.
8.
[세존] “나는 결코 바라문도 아니고 왕자도 아닙니다. 나는 평민도 아니고, 혹은 어느 누구도 아닙니다. 사람들의 가문의 성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아무 것도 없이 지혜롭게 세상을 거닙니다.
9.
나는 머리를 깎고 마음을 고요히 하고 세상에서 사람들에게 더렵혀지지 않고, 법복을 걸치고, 집 없이 거닙니다. 바라문이여, 그대가 내게 성을 묻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10.
[쑨다리까] “존자여, 바라문들이 바라문들을 만났을 때에 ‘바라문입니까?’라고 묻지 않습니까?”
[세존] “만일 그대가 바라문이고, 나를 바라문이 아닌 자라고 부른다고 한다면. 나는 당신에게 삼행의 스물 넉자로 된 게송에 대해 묻겠습니다.”
- 숫타니파타 큰 법문의 품, 제4장 쑨다리까 바라드와자의 경 (전재성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