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3월 [법과 등불]공부모임을 위해 싸비야의 경을
여덟 단락으로 나누어 본 것입니다. 각 단락마다 나누어 법담을 나누면
더 깊이 이 경을 이해할 수 있다 싶어서 입니다.
싸비야는 유행자입니다. 어느 한 종파에 속하지 않고 진리를 구하는 사람이지요.
그런 면에서 싸비야는 지금까지 등장한 바라드와자나 마가처럼 불을 섬기거나
제사를 지내는 기존 성직자(바라문)와는 다른 사람입니다.
싸비야는 부처님에게 무엇이 진정한 종교이며, 올바른 수행자인지
매우 진지한 질문을 합니다. 싸비야의 질문을 통해 우리는 당시 세상의 혼란에 대해
고민하던 지식인의 문제의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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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싸비야의 경[Sabhiyasutta]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 라자가하 시의 벨루바나에 있는
깔란다까니바빠에 계셨다.
2.
그때 싸비야라는 유행자에게 옛 혈연자인 하늘사람이 질문했다.
[하늘사람] “싸비야여, 수행자이건 바라문이건 그대가 이러한 질문을 했을 때,
분명히 답변할 수 있는 사람이 있거든 그대는 그 밑에서 청정한 삶을 살아라.”
3.
유행자 싸비야는 하늘사람에게서 그와 같은 질문을 배워 가지고
수행자나 바라문으로서 모임을 갖고 있고, 단체를 갖고 있고, 무리의 스승이고,
잘 알려져 있고, 유명하고, 종단의 창설자로 대중에게 숭배받는 자들, 이를테면,
뿌라나 깟싸바, 막칼리 고쌀라, 아지따 께싸깜발린, 빠꾸다 깟짜야나,
싼자야 벨랏티뿟따, 니간타 나타뿟따를 찾아가서 그들에게 질문을 했다.
4.
그러나 그들은 유행자 싸비야에게서 질문을 받았지만, 적당한 답변을
주지 못했다. 적당한 답변을 주지 못하자, 화를 내고 증오하고 악의를 품고
도리어 유행자 싸비야에게 그것에 대해 반문을 했다.
5.
그래서 유행자 싸비야는 이와 같이 생각했다.
[싸비야] ‘수행자나 성직자로서 모임을 이끌고 대중을 지도하며
무리의 스승이고, 잘 알려져 있고, 대중들에게 높이 평가를 받고,
이름이 난, 교단의 창설자가 되어 대중에게 숭배받는 자들, 이를테면
뿌라나 깟싸바, 막칼리 고쌀라, 아지따 께싸깜발린, 빠꾸다 깟짜야나,
싼자야 벨랏티뿟따, 니간타 나타뿟따가 있다.
내가 그들에게 질문을 했지만, 그들은 적당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적당한 답변을 하지 못하자, 오히려 그들은 화를 내고 증오하고
악의를 품고 도리어 내게 그것에 대하여 반문을 했다.
그만 세속으로 돌아가 감각적 쾌락의 욕망이나 누려보면 어떨까.’
6.
그러나 유행자 싸비야는 다시 이렇게 생각했다.
[싸비야] ‘여기 계신 수행자 고따마도 모임을 이끌고 대중을 지도하며
무리의 스승이고, 잘 알려져 있고, 대중들에게 높이 평가를 받고,
이름이 난, 교단의 창설자가 되어 대중에게 숭배 받고 있다.
고따마를 찾아가 물어 보는 것이 어떨까?’
7.
그러면서 유행자 싸비야는 이런 생각도 했다.
[싸비야] ‘수행자나 성직자로서 늙고 연로하고 나이가 들고
만년에 이르러 노령에 달했지만, 장로로서 경험을 쌓았으며
출가한 지 오래 되었고, 모임을 이끌고 대중을 지도하며
무리의 스승이고, 잘 알려져 있고, 대중들에게 높이 평가를 받고,
이름이 난, 종단의 창설자로 대중들에게 숭배받은 자들, 이를테면
뿌라나 깟싸빠, 막칼리 고쌀라, 아지따 께싸깜발린, 빠꾸다 깟짜야나,
싼자야 벨랏티뿟따, 니간타 나타뿟따가 있다.
내가 그들에게 질문을 했지만, 그들은 적당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적당한 답변을 하지 못하자, 오히려 그들은 화를 내고 증오하고
악의를 품고, 도리어 내게 그것에 대하여 반문을 했다.
그런데 수행자 고따마가 내 물음에 답해 줄 수 있을까?
수행자 고따마는 참으로 아직 젊고 연소하고 출가한 지도 오래 되지 않았다.’
8.
그러다가 유행자 싸비야는 또 이렇게 생각했다.
[싸비야] ‘ 그 수행자가 젊다고 해서 그를 무시하거나 경멸해서는 안 된다.
그는 젊지만 수행자이다. 그에게는 위대한 신통력과 위대한 능력이 있다.
내가 수행자 고따마에게 가까이 가서 이와 같은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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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그리하여 유행자 싸비야는 라자가하 시로 향해 유행을 떠났다.
점차 유행하면서 라자가하 시의 벨루바나에 있는 깔란다까니바빠로
세존께서 계신 곳을 찾았다. 가까이 다가가서 세존께 인사를 드리고
안부를 주고받은 뒤에 한 쪽으로 물러 앉았다.
한 쪽으로 물러 앉아 유행자 싸비야는 세존께 시로써 여쭈었다.
10.
[싸비야] “의심이 있고 의혹이 있어 왔습니다. 질문들을 여쭙고자
간절히 원하오니, 저를 위해 그 끝을 내어주십시오. 제가 질문들을
여쭈면 차례대로 가르침에 따라 분명히 대답해 주십시오.”
11.
[세존] “싸비야여, 그대는 질문을 하려고 멀리서 왔습니다.
질문들을 제시하고자 간절히 원하니 그대를 위해 그 끝을 보여주겠습니다.
그대가 질문들을 제시하면 차례대로 가르침에 따라
분명히 대답해 주겠습니다.
12.
싸비야여, 마음에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내게 질문을 제시하시오.
그 낱낱의 질문에 내가 그 궁극의 끝을 보여주겠습니다.”
13.
이 때 유행자 싸비야는 이와 같이 생각했다.
[싸비야] ‘존자들이여,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존자들이여, 참으로
예전에 없었던 일이다. 내가 다른 수행자들이나 성직자들에게서는
기회조차 얻지 못했는데, 수행자 고따마께서는 그 기회를 주셨다.’
그는 만족하여, 기뻐하고, 고양되어, 기쁨과 희열이 생겨나 세존께 여쭈었다.
14.
[싸비야] “무엇을 얻으면 수행승이라 부릅니까?
왜 온화한 님, 길들여진 님이라 합니까?
어째서 깨달은 님이라 불립니까?
세존이시여, 제게 설명해 주십시오.”
15.
[세존] “싸비야여, 스스로 길을 닦아 완전한 열반에 이르러,
의혹을 뛰어 넘어, 비존재와 존재를 완전히 버리고
다시 태어남을 부순 삶을 산다면,
그가 수행승입니다.”
16.
어떠한 경우라도 평정하고, 새김을 확립하고,
이 세상 어떤 것도 해치지 않으며, 흐름을 건너 혼탁이 없고,
파도를 일으키지 않는 수행자라면,
그가 온화한 님입니다.
註)
파도 : 탐욕, 성냄, 어리석음, 자만, 견해, 번뇌, 악행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17.
모든 세상에서 안과 밖으로 감각능력을 길들여서,
이 세상과 저 세상을 꿰뚫어 보고, 수행이 이루어져 때를 기다린다면,
그가 길들여진 님입니다.
18.
끝없는 윤회와 한 쌍인 죽음과 태어남의 그 모든 허구를 분별하여,
티끌을 떠나, 더러움 없이 청정하게 태어남을 부순 자라면,
그는 깨달은 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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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그러자 싸비야는 세존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즐거워하고,
기뻐하고, 만족하여, 환희하고, 고양되어, 기쁨과 희열이 생겨나
세존께 다시 여쭈었다.
20.
[싸비야] “무엇을 얻으면 성직자라 합니까?
무엇 때문에 수행자, 왜 목욕재계한 자라고 부릅니까?
어째서 코끼리라고 부릅니까?
세존이시여, 제 물음에 대답해 주십시오.”
21.
[세존] “싸비야여, 모든 악을 물리치고 때묻지 않고, 잘 집중되어,
자신이 정립되고 윤회를 넘어서 완전한 자가 되어 집착이 없다면,
그러한 자를 성직자라 합니다.
22.
고요함을 얻어 선과 악을 버리고 티끌을 떠나,
이 세상과 저 세상을 알고 태어남과 죽음을 뛰어넘었다면,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자를 수행자라고 합니다.
23.
온 세상에서 안과 밖으로 모든 죄악을 씻어 버리고,
허구에 매여있는 신들과 인간들 속에 살면서도,
허구에 다가가지 않는다면, 그를 목욕재계한 자라 부릅니다.
註)
허구에~ : ‘갈애와 견해의 허구에 의해서 구성된’이라는 뜻이다.
24.
세상에 있으면서 어떠한 죄악도 짓지 않고,
온갖 족쇄와 속박을 잘라 버리고 해탈하여
어떠한 곳에서든 집착이 없다면,
그렇기 때문에 이런 자를 코끼리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