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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등불]

5월 6일 [법과 등불]모임 숫타니파타<화살의 경> 사색

작성자여운 김광하|작성시간15.04.19|조회수79 목록 댓글 0

5월 6일 [법과 등불]모임에서는 <화살의 경>을 공부합니다.

이 경은 부처님이 년로한 바라문 학자 쎌라에게 한 법문입니다.

베다에 해박한 바라문 쎌라는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일주일이 지나서야

겨우 부처님의 법문에 길들여졌다고 고백했습니다. 바라문 쎌라의 이같은

진지한 고백은 늘 우리에게 참으로 놀라운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의 눈으로 보면, 너무나 평범한 법문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베다를 신봉하여 아트만과 브라만의 합일을 최고의 목표로 삼고

평생을 수행한 대바라문 쎌라에게 왜 이 법문이 7일 동안이나 숙고를 해야

다가갈 수 있는 법문인지 탐구해야 합니다. 그래야 부처님의 깨달음의

동시대적 의의와 그 가르침의 역사적 의미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의 입장에서는 바라문들이나 당시 새로운 사상인 유물론이나

고행주의자들이 어떤 모순을 안고 있을까요? 그들은 무엇에 묶여 있었을까요?

좀 더 정확히 말한다면, 그들은 자신의 속박에 대해 왜 무의식 상태에 있었을까요?

 

실로 <화살의 경>은 부처님의 깨달음의 핵심을 담고 있지만, 동시에 당대 사상가들의

한계를 넘어서는 부처님의 고유한 비전이 담겨져 있습니다. <화살의 경>이 우리의

깊은 사색과 성찰을 요구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고 할 것입니다.  (如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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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을 통독하기 쉽도록 원문에 있는 구절의 번호를 생략했습니다.)
8. 화살의 경[Sallasutta]

 

[세존]

“세상에서 결국 죽어야만 하는 사람의 목숨은 정해져 있지 않아 알 수 없고

애처롭고 짧아 고통으로 엉켜 있습니다. 태어나 죽지 않고자 하나,

그 방도가 결코 없습니다. 늙으면 반드시 죽음이 닥치는 것입니다.

뭇삶의 운명은 이러한 것입니다.


결국 익은 과일처럼 떨어져야 하는 두려움에 처합니다.

이처럼 태어난 자들은 죽어야 하고 항상 죽음의 두려움에 떨어집니다.

이르테면, 옹기장이가 빚어낸 질그릇이 마침내 모두 깨어지고 말 듯이,

사람의 목숨도 또한 그렇습니다. 젊은이도 장년도 어리석은 이도

현명한 이도 모두 죽음에는 굴복해 버립니다.

모든 사람은 반드시 죽습니다.


죽음에 패배당하여 저 세상으로 가지만, 아비도 그 자식을 구하지 못하고

친지들도 자신들이 아는 자를 구하지 못합니다. 친지들이 지켜보지만,

보라 매우 애통해 하는 자들을!

죽어야 하는 자들은 하나씩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처럼 끌려갑니다.

이렇듯 세상 사람은 죽음과 늙음에 삼켜져버립니다.

그러므로 현명한 사람들은 세상의 이치를 알아 슬퍼하지 않습니다.


그대는 오거나 가는 사람의 그 길을 알지 못합니다.

그대는 그 양 끝을 통찰해 보지 않고 부질없이 슬피 웁니다.

미혹한 자가 자기를 해치며, 비탄해 한다고 해서 무슨 이익이라도 생긴다면,

현명한 자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울고 슬퍼하는 것으로서는 평안을 얻을 수 없습니다.

다만 더욱더 괴로움이 생겨나고 몸만 여윌 따름입니다.

자신을 해치면서 몸은 여위고 추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망자를 수호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비탄해 한들 무익한 일입니다.


사람이 슬픔을 버리지 않으면, 점점 더 고통에 빠져듭니다.

즉은 사람 때문에 울부짖는 자들은 슬픔에 정복당한 것입니다.

스스로 지은 업으로 인해 태어날 운명에 처한 다른 사람들,

죽음에 정복당해 전율하는 세상의 뭇삶들을 보십시오.

어떻게 생각할지라도, 그것은 생각처럼 되지 않습니다.

세상을 떠남도 이와 같으니, 저 자연의 이치를 보십시오.


가령 사람이 백년을 살거나 그 이상을 산다고 할지라도 마침내는

친족을 떠나 이 세상의 목숨을 버리게 됩니다. 거룩한 님께 배워,

죽은 망자를 보고서는 ‘나는 그를 더 이상 보지 못한다.’라고

비탄해 하는 것을 그쳐야 합니다.


단호하고 지혜롭고 잘 닦인 현명한 님이라면, 보금자리가 불난 것을

물로 끄듯, 바람이 솜을 날리듯, 생겨난 슬픔을 없애야 합니다.

자신을 위해 행복을 구하는 님이라면, 자신에게 있는 비탄과 탐욕과 근심 등

자기 번뇌의 화살을 뽑아버려야 합니다.

번뇌의 화살을 뽑아, 집착 없이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면,

모든 슬픔을 뛰어넘어 슬픔없는 님으로 열반에 들 것입니다.

 

- 숫타니파타, 큰 법문의 품, 쎌라의 경 (전재성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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