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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등불]

5월 20일 [법과 등불] 공부모임 - 연기(緣起)를 보는 자 <바쎗타의 경>

작성자여운 김광하|작성시간15.05.21|조회수33 목록 댓글 0

어제(5월 20일) [법과 등불] 공부모임 잘 회향했습니다.

<바쎗타의 경>은 내용이 조금 길지만, 부처님이 깨달은 연기법이 무엇인지,  

그리고 연기법을 수행하면 어떤 속박에서 벗어나는지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부유한 바라문 출신의 두 학인은 바라문의 자격에 대해 토론을 벌입니다.

한 바라문 바라드와자는 7대 조상 부터 바라문 혈통이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또 한 사람 바쎗타는 행실이 갖추어져야 바라문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결론을 내지 못한 두 학인은 당시 바라문을 비판하고 새로운 사상을

주장하는 수행자(부처님)에게 물어보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바라문의 자격에 대해 의문이 생기면 당연히 자기들의 스승인 바라문에게

물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바쎗타는 어찌보면 바라문 입장에서는 외도인

고따마 부처님을 찾아 갑니다. 이 역시 당시 현실에서는 매우 놀라운 일입니다.

당시 바라문들은 왕과 귀족들을 위해 제사를 주관하고 주문을 제작하여 그 대가로

상당한 부를 축적하였습니다. 이 두 젊은 바라문 또한 부유한 집안의 바라문이니, 

바라문교에 비판적인 부처님의 대답 여하에 따라서는 자칫 자신의 기득권을 모두

부정하는 답변을 들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은 찾아온 젊은 두 학인에게 생물의 다양성이 인간에게도 적용되는지 묻습니다.

먼저 다양한 생물을 관찰하고 이어 인간을 관찰하며 인간에게 과연 바라문이나

평민을 나눌 수 있는 차이가 존재하는지 묻습니다. 

부처님은 현실을 원인과 조건으로 관찰하는 연기법을 설명합니다. 나아가 현실을

직면하지 않고 도피하거나 외면하게 하는 두려움과 쾌락과 집착에 대해 가르칩니다. 

 

두려움과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현실을 직시하려 한다면 그러한 태도는 단지

당위에 그칠 뿐입니다. 당위는 두려움과 집착을 은페하지만, 은페나 위장은 오히혀

두려움과 집착을 강화합니다. 실로 부처님의 께달음인 연기법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제 모임에서는 우리 삶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기 어렵게 만드는 두려움에 대해

공부하였습니다. 두려움은 개념적 이해보다 실제 우리의 내면을 탐구하여 들어갈 때

만날 수 있는 뿌리 깊은 속박입니다. 연기법은 우리 삶의 속박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아울러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하는 진리입니다.

 

부처님은 법문합니다.

- 행위를 보는 자는 연기(緣起)를 보는 자이다. -

자신이 무엇에 묶여 있는지 통찰하는 것이 곧 연기법을 보는 것입니다.

<바쎗타의 경>에서 우리는 연기법이 왜 부처님이 스스로 깨달은 것이라고 했는지 

연기법의 심오함과 그 탁월함을 만나게 됩니다. 

 

<바쎗타의 경>은 앞으로 1, 2회 더 공부할 예정입니다.

다음은 <바쎗타의 경> 중 중요한 부분을 발췌한 것입니다.

 

9. 바쎗타의 경[Vāseṭṭḥaasutta]
 1.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한 때 세존께서는 잇차낭갈라에 있는 잇차낭갈라 총림에 계셨다. 
2.

그 때 명망 있고 아주 부유한 많은 바라문들이 잇차낭갈라에 머물고 있었다.

즉, 바라문 짱끼, 바라문 따룩카, 바라문 뽁카라싸띠, 바라문 자눗쏘니,

바라문 또데이야, 이 밖에 명망 있고 아주 부유한 바라문들이 있었다.
3.

그 때 바쎗타와 바라드와자라는 바라문 학인이 산책하며 여기저기 거닐다가

‘도대체 바라문이란 어떠한 사람인가?’라고 논쟁을 벌였다.

4.

바라문 학인 바라드와자는 이와 같이 말했다.

[바라드와자] “혈통이 청정하여 칠대의 조부대에 이르기까지 출생에 관해 논란되거나

비난받지 않은, 양 쪽이 모두 훌륭한 부모에게서 태어났다면, 그를 두고 바라문이라고 한다.”

그러자 바라문 학인 바쎗타는 말했다.
[바쎗타] “계행을 지키며 덕행을 갖춘 사람이 있다면, 바로 그 사람이 바라문이다.” 
5. 그러나 바라문 학인 바라드와자는 바라문 학인 바쎗타를 설득시킬 수 없었고,

바라문 학인 바쎗타도 바라문 학인 바라드와자를 설득시킬 수 없었다.

6.

그래서 바라문 학인 바쎗타는 바라문 학인 바라드와자에게 말했다

[바쎗타] “바라드와자여, 싸기야 가문의 출신자로 싸끼야 족의 아들인 수행자 고따마가

출가하여 이곳 잇차낭갈라바나싼다에 계시다. 거기 가서 수행자 고따마께

그 뜻을 여쭈어 보자. 수행자 고따마가 설명하는 대로 그 뜻을 새기도록 하자.”

[바라드와자] “그렇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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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바쎗타]

“세 가지 베다에 정통한 자들로 우리는 인정받고 스스로도 그렇게 압니다.

저는 바로 뽁카라싸띠의 제자이고 이 사람은 따룩카의 제자입니다.

9.

세 가지 베다가 가르치는 것을 우리는 완전히 통달하고 있습니다.

어원학과 문법학에 통달했고, 논쟁에도 스승에게 견줄 만합니다.

10.

고따마시여, 우리는 출생에 대한 논쟁을 했는데, ‘태생에 따라 바라문이 된다.’고

바라드와자는 말하지만, 저는 ‘행위에 따라 바라문이 된다.’고 주장합니다.

눈을 갖춘 님이여, 이것이 우리의 논쟁임을 알아주십시오.
 11.

우리 두 사람은 서로 상대방을 설득시킬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올바로

깨달은 님으로 널리 알려진 세존께 여쭈어보려고 온 것입니다.
13.

출생에 따라 바라문이 됩니까? 행위에 따라 바라문이 됩니까?

어떻게 바라문을 알아보는 지, 모르는 우리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

[세존]

19.

물속에 태어나 물에서 사는 물고기들도 그대들은 알아야 합니다.

그들은 출생에 따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출생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20.

또한 날개를 펴 하늘을 나는 새들도 그대들은 알아야 합니다.

그들은 출생에 따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출생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21.

이와 같은 출생에서 출생에 기인한 특징은 다양하지만,

인간들에게는 출생에 기인한 이와 같은 특징의 다양성이 없습니다.
 22.

머리카락이나 머리에도 없고 귀에도 눈에도 입에도 코에도 없고

입술에도 없고 눈썹에도 없습니다.

24.

손이나 발에도 없고 손가락이나 손톱이나 종아리에도 허벅지나 얼굴에도

피부색이나 음성에도 없고, 인간에게는 다른 종처럼, 종에 따른 특징의

다양성은 없습니다.

 25.

각기 인간의 몸 자체에는 그런 구별이 없습니다. 인간 가운데 있는 구별은

단지 명칭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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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세상의 이름이나 성은 명칭의 시설에 지나지 않으니,

그 때마다 통하는 명칭으로 생겨나 여기 저기 시설되는 것입니다. 
63.

무지한 사람에게 그릇된 견해가 오랜 세월 잠재됩니다.

무지한 사람은 ‘태생에 의해서 바라문이 된다.’라고 말합니다. 
64.

태생에 의해 바라문이나, 태생에 의해 바라문이 아닌 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행위로 인해 바라문이 되기도 하고, 행위로 인해 바라문이 아닌 자도 되는 것입니다. 
65.

행위에 의해 농부가 되고, 행위에 의해 기능인이 되며,

행위로 인해 상인이 되고, 또한 행위로 인해 고용인이 됩니다. 
66.

행위에 의해 도둑이 되고, 행위에 의해 전사가 되고,

행위로 인해 제관이 되고, 또한 행위로 인해 왕이 됩니다. 
67.

현자들은 이와 같이, 있는 그대로 그 행위를 봅니다.

그들은 연기(緣起)를 보는 님으로서, 행위와 그 과보에 대하여 잘 알고 있습니다.

 68.

세상은 행위로 말미암아 존재하며, 사람들도 행위로 인해서 존재합니다.

뭇삶은 달리는 수레가 축에 연결되어 있듯이, 행위에 매어 있습니다.

69.

감관의 수호와 청정한 삶과 감관의 제어와 자제, 이것으로 바라문이 됩니다.

이것이 으뜸가는 바라문입니다. 
70.

세 가지 명지를 성취하고, 적멸에 들어 다시 태어나지 않는 님이

하느님이며 제석천입니다. 바쎗타여, 이러한 줄을 알아야 합니다.”

 

- <숫타니파타>, 큰 법문의 품, 바셋타의 경, 전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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