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사악한 생각에 대한 여덟 게송의 경
사악한 생각으로 남을 비방하는 어떤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진실이라고
믿으며 비방하는 것이다. 그러나 성자는 비방이 생겨나더라도 관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성자에게는 어디에도 장애가 없다.
욕망에 끌리고 좋아하는 것에 붙들린다면, 어떻게 자기의 견해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그는 스스로 완전한 것이라고 완결지어 아는 것처럼 말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묻지도 않는데, 남에게 자신의 계율과 맹세를 말하고 스스로 자신에
대해 말한다면, 그를 두고 선한 사람들은 천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평안하고 완전히 고요해져서 수행승이 ‘나는 이러하다.’고 계행에 대해서
뽐내지 않고, 이 세상 어디에 있더라도 파도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그를 두고 착하고 건전한 사람들은 고귀한 님이라고 말한다.
청정하지 못한 교리를 도모하고 구성하고 선호하면서, 자기 안에서 그 공덕을
본다면, 그야말로 불안정한 평안에 의존하는 것이다.
견해에 대한 집착은 참으로 뛰어넘기 어려우니, 생각을 깊이 하더라도 독단을
고집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이러한 집착 안에서 독단을 취하기도 하고
또한 버리기도 한다. 청정한 님에게는 이 세상 어디서든 다양한 존재에 대해
허구로 구성된 견해가 없다.
청정한 님이 거짓과 교만을 버렸다면, 무엇을 가지고 윤회하겠는가?
그에게는 집착이 없다. 집착이 있는 사람은, 교리에 따라 비난을 받는다.
집착이 없다면, 어떻게 그를 비난할 수 있겠는가. 그는 아무 것도 취하거나
버리는 것이 없어서, 이 세상에서 그야말로 모든 견해를 떨쳐버렸기 때문이다.”
4. 청정에 대한 여덟 게송의 경
'질병을 여읜 궁극적인 청정을 나는 본다. 사람의 청정은 본 것에 의해서
존재하는 것이다.’고 이해해서 그것을 최상으로 알고 청정한 것을 보는 자는
그것을 궁극의 앎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본 것에 따라 청정해질 수 있다면,
또한 앎으로 괴로움을 버릴 수 있다면, 달리 집착의 대상이 있는 그대로 청정한 것이다.
본 것이 그가 논한 대로 그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거룩한 님은 규범과 금계나 본 것이나, 들은 것이나, 인식한 것 가운데
청정함이 있다든가 다른 것으로부터 온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는 공덕과 죄악에
더럽혀지지 않고 얻은 것을 버리고, 이 세상에서 아무 것도 짓지 않는다.
동요하는 자들은 옛 것을 버리고 다른 것에 의지하지만, 집착을 뛰어넘을 수 없다.
그들은 원숭이가 가지를 놓았다가 붙들어버리듯, 놓았다가도 꽉 붙잡는다.
감각적 지각에 묶여 사람은 스스로 원하여 높고 낮은 곳으로 간다.
그러나 광대한 지혜를 갖춘 님은 지혜로서 진리를 이해하여 높고 낮은 곳으로
가지 않는다. 그는 보거나 듣거나 인식한 것이 어떠한 것이든 그 일체의 것과
관계를 맺지 않는다. 이렇게 보아서 열린 마음으로 행동하는데, 어찌 이 세상에서
그를 판단할 수 있겠는가.
그들은 허구를 만들지 않고, 선호하지도 않으며, 궁극적인 청정을 선언하지도 않는다.
결박되어 있는 집착의 굴레를 놓아 버리고 세상에 어떠한 것에 대해서도 바라는 바가 없다.
거룩한 님은 경계들을 뛰어넘어, 알고 또한 보아서, 집착하는 일이 없다.
욕망에도 탐착하지 않고, 욕망을 떠났다는 것에도 탐착하지 않는다.
이 세상에는 최상이라 집착할 만한 것은 없다.”
5. 최상에 대한 여덟 게송의 경
그것이 최상이라고 지내며, 사람은 그것을 이 세상에서 가장 최고로 여깁니다.
그 밖에 다른 것들은 그것보다 저열하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논쟁들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규범과 금계나 본 것이나 들은 것이나 인식한 것 속에서
자신에게 유익한 것이 있다고 보면서, 그는 그 때에 그것에만 집착한 나머지
그 밖의 것은 모두 저열한 것으로 봅니다. 어떤 것에 집착하여 다른 것은
저열하다고 본다면, 착하고 건전한 님들은 그것이 속박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본 것이나 들은 것이나 규범과 금계나 인식한 것에 수행승은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지식에 대해서도, 규범과 금계에 대해서도 이 세상에서의 도그마를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자기를 남과 비교하여 동등하다거나 열등하다거나 우월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는 얻은 것을 버리고 집착하지 않으며, 지식에도 의존하지 않습니다.
당파들 가운데 있더라도 당파에 따르지 않고, 어떤 도그마에도 빠지는 일이 없습니다.
이 세상의 양극단과 이 세상이나 저 세상의 다양한 존재에 대해서도 원하는 바가 없습니다.
생각한 뒤에 도그마에 사로잡히는 어떠한 피난처들도 그는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에게 이 세상에서 보여진 것, 들려진 것, 또는 인식된 것으로 만들어진, 티끌만한 지각도 없습니다.
견해에 집착하지 않는 그 거룩한 님을 이 세상에서 무엇으로 판단하겠습니까.
어떠한 것도 만들지 않고 선호하지 않아, 그들에게 받아들여진 도그마는 없습니다.
거룩한 님은 형식적인 계행이나 맹세에 이끌리지 않습니다. 피안에 이르러 이러한 님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숫타니파타> 제4 여덟 게송의 품, 제3장 - 5장, 전재성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