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조주선사)가 약산(藥山: 745~828)스님을 뵈었을 때
'어떤 사람이 와서 법을 물으면 어떻게 대답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약산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어떤 사람이 법을 물어오면 다만 ‘개 아가리를 닥쳐라’ 하는 말로
가르치라고 하셨다.
그러니 나 역시 말하리라. 개 아가리를 닥치라고.
‘나’라고 여기면 더럽고, ‘나’라고 여기지 않으면 깨끗하다.
그렇게 사냥개처럼 이 집 저 집 다니며 얻어 먹으려고만 해서야
불법을 어디서 찾겠느냐. 천 사람이고 만 사람이고 모조리
부처 찾는 놈들뿐이니, 도인은 한 명도 찾을 수 없구나.
만약 부처님의 제자가 되려거든 마음을 병들게 하지 말아야 하니,
가장 고치기가 어렵다.
세계가 있기 전에도 이 성품은 있었고, 세계가 무너질 때라도
이 성품은 무너지지 않으니, 나를 한 번 본 다음에도
딴 사람 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주인공일 따름이니, 이것을 다시 바깥에서 찾은들 무얼 하겠는가.
이런 때에 고개를 돌리지 말라. 곧 잃어 버린다.”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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