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능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선지식아, 만약 수도하고자 할진대 재가(在家)라도 또한 무방하니라.
도를 닦음은 절에 있는 것으로 말미암음이 아니니 재가인이라도 잘 행하면
저 동방인의 마음이 착한 것과 같고, 절에 있으면서 닦지 않으면 저 서방인의 마음이
악한 것과 같나니, 다만 마음이 청정하면 자성이 곧 서방 극락이니라.
(但心淸淨 卽是自性西方) 』
또 위공이 물었다.
『재가인은 어떻게 수행하오리까? 바라옵건대 가르쳐 주십시오.』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대중들을 위하여 무상송(無相頌 - 상이 없는 노래)을 지으리니
다만 이에 의지하여 닦으면 항상 나와 더불어 함께 있는 거와 다르지 않거니와,
만약 이에 의지하여 닦지 않는다면 비록 머리를 깎고 출가한들 도에 무슨 보탬이 되랴』
하시고 게송으로 이르셨다.
마음이 평등하니 어찌 힘써 계(戒)를 가지며
행실이 정직하니 선(禪)을 닦아 무엇하랴.
은혜 알아 부모님께 효성공양 잊지 않고
의리 지켜 위아래가 서로 돕고 사랑하며
예양(禮讓) 알아 높고 낮음 서로서로 화목하고
인욕한 즉, 나쁜 일들 걸릴 것이 하나 없네.
만약 능히 나무 비벼 불을 내듯 할지면
진흙 속에 붉은 연꽃 어김없이 피어나리.
입에 쓰면 몸에는 반드시 양약(良藥)이요
거슬리는 말은 필시 마음에 충언(忠言)이라
허물을 고치면 지혜가 살아나고
단점을 두호하면 마음 안은 어질지 않네.
일용생활 어느 때나 착한 행을 앞세우라.
도(道) 이룸은 재물 보시 하는 데에 있지 않다.
보리도는 한결같이 마음 향해 찾을 것을,
어찌 힘써 밖을 향해 현(玄)을 구해 헤맬손가.
이 말은 듣고 이를 따라 이 수행을 닦을 지면
천당 극락 훤출하게 눈앞에 드러나리.
대사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선지식아! 다들 이 게송에 의지하여 수행하고 자성을 보아 곧 불도를 이루게 하라.
(見取自性 直成佛道) 법은 서로 대대(對待)함이 없느니라. 대중은 이만 헤어져라.
나는 조계(曹溪)로 돌아가리라. 만약 의심되는 것이 있으면 와서 묻도록 하라』하셨다.
그때에 자사와 관료와 그 밖의 회중에 있던 선남선녀가 각각 깨달음을 얻고 신수봉행(信受奉行)하였다.
(육조단경 광덕스님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