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봉종밀 선사가 말했다.
텅 비고 고요한 것(공적 空寂)으로서 자기 몸으로 삼지,
색신을 자기 몸으로 잘못 알지 말며
신령한 앎(영지 靈知)으로서 자기 마음으로 삼지,
망념을 자기 마음으로 잘못 알지 말라.
망념이 일어나면 절대로 따라가지 말라.
그러면 목숨을 마칠 때에 저절로 업에 묶이지 아니하여,
천상이나 인간에 마음대로 가게 되리라.
이것이 도리를 깨달은 사람이 아침저녁으로 닦는 중요한 대목이다."
圭峯宗密禪師가 云호대 但可以空寂으로爲自體하고 勿認色身하며
以靈知로 爲自心하고 勿認妄念하라 妄念이 若起라도 都不隨之하면
則臨命時에 自然業不能繫하야 天上人間에 隨意寄托하리니
此是悟理之人의 朝夕修行要節이니라
- 직지심경 273 /규봉종밀 선사
*규봉종밀스님(780-841):
선과 화엄에 두루 통달했으며, 특히 원각경에도 여러 저서를 남겼다. 선종의 계보로는 하택 신회의 계통을 계승하고 있다. 하택사에 살고 있었던 신회스님은 혜능선사의 직제자이다. 신회선사는 혜능을 6대의 조사로 만든 장본인이었으니, 만약 신회스님이 없었으면, 혜능은 역사 속에서 묻혀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종밀스님은 교학으로는 화엄종의 큰 스님이며 국사의 지위에 있던 청량징관의 법통을 이었다. 위 법문은 육조혜능 선사의 법을 이은 스님의 살림살이를 남김없이 보여준다.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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