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근한 날씨가 몇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날씨가 푸근하니 거리에서 잠을 청하는 거사님들은 그 어려움을 잠시 덜 수 있지만
옷.난로등을 만들어 놓고 팔아야하는 분들은 겨울장사를 망쳐 울상입니다.
이세상 어디에도 좋고.나쁨은 없어보입니다..
늘 함께 쌀보시를 하던 범일.문현님의 지방근무로 당분간은 두분과 함께하지 못하지만
또한 가족들이 동참하게 되는 귀한 시간이 주어지기도 했습니다.
쌀보시 물량이 많아 승용차로는 운반할 수가 없어
지난 겨울 도움을 받았던 저의 동생(김현국)과 그의 두 아들(종현&종찬),
그리고 저희집 가장(임채성)의 힘을 빌렸습니다.
낮12시쯤 쌍문동 사는 동생이 저와 남편을 태우러 그레이스를 몰고 집앞으로 왔습니다.
차안에는 든든한 두 조카가 일어서 인사를 합니다.
큰조카는 작년에 같이 쌀보시를 한적이 있고 작은 조카는 작년에 고3막바지였었지요.
네 장정과 함께 쌀보시를 하려니 뿌듯했습니다.
복잡한 신설동로타리를 피해 간선도로를 타고 청계천길에 들어서니
판자집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조카들은 신기하게 그광경을 보면서 40년전만해도 지금 이렇게 깨끗한 청계천에
무기박스&사과박스등으로 쓰던 나무조각으로 집을 짓고 살았다고 설명하니
의아해했습니다.
그때 그시절의 판자집은 없어졌지만
그시절 그상황이 사라진 것은 아님을 이해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요.
청계천을 거쳐 '사명당의집'앞 골목으로 들어섰습니다.
제영님께 미리 전화를 드렸더니 셧터문을 올려주시고 빠르게 쌀을 옮길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제영님, 운경행님과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쌀(총 440kg)을 차에 옮겨 실었습니다.
10kg 들이 20포대는 하나씩 릴레이 바톤식으로 차에 실었습니다.
40kg 포대는 아이들도 들어본 적이 없는지라 주의를 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혼자서 들어올려 가슴에 안고 실어나르는 모습이 대견했습니다.
푸근한 일요일이라 풍물시장도 북적여 입구에는 계속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차량통제 바리케이트를 잠시 치워놓고 쌀을 실은 차량을 후진하여 돌리는데도 한참이 걸렸습니다.
그곳까지 나온 제영님의 마중을 뒤로하고 상계동으로 향했습니다.
상계동으로 가는 도중 아이들에게 '작은손길'에서 행하는 일들을 설명해주었습니다.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는 큰조카(종현)는 귀를 쫑긋세우고 열심히 듣고있었습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조카들은 많은 부분 알지 못했습니다.
오늘의 시간이 그들의 삶에 어떤 의미로 다가갈까요?
상계동에 도착하니 상계동 김희선통장님 내외가 반갑게 맞이하십니다.
통장님 남편분까지 같이 날라 쌀 440kg을 쉽게 가게안으로 옮겨놓을 수 있었습니다.
통장님은 식사를 하고 가라고 권하셨지만 정중히 사양하고 차를 돌렸습니다.
몇번씩이나 '감사하고 차한잔도 못드린다고 미안하다'는 말씀을 하시며
'쿨피스'한통을 차에서 드시라고 내어주셨습니다.
상계동독거노인 40여분께 나누어드릴 쌀 440kg
10kg씩 드리기위해 일부 포대쌀을 다시 계량하여 나누어야 하는 일은 통장님 내외분이 하십니다.
그리고 한분 한분을 찾아가 인사드리고 쌀을 드리는 일도 통장님내외분 몫입니다.
큰 일거리를 안기고 돌아오는 제가 죄송하기도 합니다.
그저 감사한마음으로 받아 기꺼이 일해주시는 두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신정연휴를 이용하여 시간을 내어준 동생가족과 남편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작은 일' 이라고 감사인사 받기를 부끄러워하는 동생가족을 대하면서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그리고 필요할때 부탁을 할 수 있어서 든든합니다.
'쌀'한톨이 전해주는 세상의 기운
'쌀'한톨로 이어지는 마음의 끈
'쌀'한톨이 감싸안는 세상의 벽
오늘도 '쌀한톨'로 행복한 시간입니다....
나무석가모니불 _(())_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여운 김광하 작성시간 16.01.04 늘 힘든 일 마다않고 손을 내밀어주시는 벽안님과 부군께 합장합니다.
벽안님 동생 김현국 거사님과 두 아들 종현 종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에 인연을 맺어주신 김희선 통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가는 곳마다 보살님들이 나투시네요.
나무관세음보살 -
답댓글 작성자碧眼 김경숙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6.01.12 상계동독거노인 쌀보시 현황을 뽑아봤습니다.
1차 2012.4. 80kg / 2차 2014.4 170kg / 3차 2014.8. 150kg / 4차 2015.1.4 700kg / 5차 2016. 1. 440kg
= 총 1.54 톤
1톤트럭 1대반 분량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여운 김광하 작성시간 16.01.12 碧眼 김경숙 돌아보니 적지 않은 양이네요.. 모두 불보살님들의 가피입니다. ()
-
작성자반야심권오영 작성시간 16.01.08 아~ 이런 일도 있군요~별 일을 다하고 계시네요^*^ 미안한 마음에 어쩐지 따뜻한 구들장이 좀 불편하게도 느껴지고....벽안님의 가내에 부처님의 가피가 충만하시리라 믿습니다. 나무대행보현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