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황사로 온 도시가 회색으로 변했었지요.
모처럼 황사가 걷히고 파란 하늘을 드러내더니 강풍이 몰아치네요.
단추를 풀러도 되는가 싶더니 다시 옷깃을 여미게 하는 쌀쌀한 날입니다.
오늘따라 신설동 '사명당의집'에 가는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대학교 졸업시즌이라 사람들도 많고 연결기차도 늦게오고 ..
지하철안에서 졸업을 맞아 명품옷과 귀금속으로 치장한 모녀의 고운 모습을 보면서
순간 이들의 이런 모습이 부질없게 느껴지는 나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부지런히 5시가 넘어 '사명당의집'에 도착하니
제영,범일,문현님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늦어 신발도 벗지 않고 바로 출발해야 했습니다.
범일과 문현님이 제영님이 내어준 20kg 포장 쌀 4포대 (총 80kg)를 트렁크에 실었습니다.
바로 차에 올라 제영님의 배웅을 받고 삼양동으로 출발했습니다.
삼양동 아동센터에 도착하여 문현님이 2포대를 양어깨에 메고
지난달 허리통증때문에 쌀을 못날랐던 범일님이 1포대를 어깨에 메고
제가 1포대를 가슴에 안고 3층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제가 제일 꼴찌로 올라갔지요. 허걱!!
아이들이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자원봉사 선생님들과 며칠있으면 신학기가 시작되어
열심히 선행학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쌀을 주방에 내려놓고 아동센터를 나왔습니다.
목사님 원장님이 모두 안계셔서 자원봉사 선생님들과
아이들과 인사하고..
제일 어리고 귀여운 나라양이 " 이 쌀이 어디서 왔어요?"라고 묻네요..
많은 쌀이 매번 오는 것이 신기했던 모양입니다..
한톨의 곡식에도 한방울의 물에도 우주의 기운이 서려있다했는데
그 우주의 기운으로 무럭무럭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많은 어른들이 관심과 사랑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간접적으로나 아는 듯 합니다.
이 모든 인연은 올해에도 변함없이 쌀을 보시해주시는 봉은사 사대부중과
함께하는 회원여러분 덕분에 이어갑니다.
나무석가모니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