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겨울 철 답지않게 영상 8도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최근 A I(조류 인플루엔자)가 창궐하여 살 처분한 가금류가 250만 마리에 이릅니다. 게다가 경향신문 보도에 의하면, 지난 14년간 조류독감으로 인해 살처분한 가금류의 수가 5,000만 마리나 된다고 하니, 놀랍고 두렵기까지 합니다. 온난화로 인해 자연의 조화가 무너지니 애꿎은 짐승들이 죽임을 당합니다. 온난화의 책임이 인류문명에 있는지, 아니면 자연 자체의 변화에 의해서 일어나는지 아직 학자들의 견해가 분분합니다. 그러나 이토록 많은 짐승을 죽여야만 하는 축산업의 운영방식과 우리의 식생활 방식을 탓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죽은 짐승을 생각하면, 사람으로 사는 것이 부끄럽고 참담합니다. 인간이 자행하는 이 모든 참혹한 살생은 자연의 경고를 무시하고 있는 우리의 업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사는 방식을 개선하여 하루 빨리 이 윤회가 멈추어지길 기도합니다.
오늘은 대도심님과 무량도님이 오후 늦게 사명당의집을 방문했습니다. 대도심님은 사탕을 잔뜩 넣은 큰 가방을 힘들게 끌고 왔습니다. 한 봉지에 열 댓 개가 들어있는 사탕을 139봉지나 가지고 왔습니다. 사탕은 보살님이 집에서 직접 포장을 한 것입니다. 대도심님과 무량도님은 모두 오랫동안 참선을 한 도반입니다.
날이 풀려 거사님들의 표정도 편안했습니다. 대략 90여 명의 거사님들이 오셨습니다. 고관절 거사는 오늘도 양 쪽 지팡이에 의지하며 힘겹게 걸어 왔습니다. 줄을 서서 보시를 받다가 우리를 보고 환한 웃음을 지으며 인사를 합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밝은 웃음으로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거사님이 보살입니다.
오늘은 바나나 300개, 백설기 250쪽, 대도심님이 가져온 사탕 139봉지, 그리고 커피와 둥굴레차 각각 100여잔을 보시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수요일 만든 반찬 2벌을 거사봉사대에게 보시했습니다. 보살행을 해 주신 분은 대도심님, 무량도님, 그리고 거사봉사대의 해룡님, 병순님, 종문님입니다. 제영법사는 부지런히 거사님들에게 둥굴레 차를 따라 주었습니다. 제영법사가 만든 둥굴레차는 오늘따라 맛이 좋았습니다.
오늘 거사님께 드린 백설기와 바나나는 대도심님과 무량도님이 함께 비용을 부담해주었습니다. 두 보살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이 인연으로 부처님의 무주상 보시가 널리 퍼지길 발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