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소고입니다.
2월 19일 일요일, 오후부터 비가 내립니다.
약간 눈발이 날리기도 했지만 이내 빗방울로 변해 내립니다. 따스해진 탓인지 신설동 풍물시장과 그 주변은 차량과 사람들이 물결을 이룹니다. 다행히 주차를 하고 난 후 사명당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따비준비로 바나나 포장을 했습니다. 나눠드리기 편하게 바나나송이를 일일이 닦아 2개씩 비닐포장을 했습니다.
강형진단장님과 진흙거사님, 저 이렇게 셋이 나눠서 하는데도 시간이 꽤 걸리는데 평소에는 제영님 혼자서 하셨다고 합니다. 제영님이 처음 혼자 하셨을때 말씀 듣고 미안한 마음이 들어 노고에 새삼 감사드립니다.
새터민 학생인 여명군이 인사를 왔습니다. 중국으로 1년간 창업을 위한 공부를 하러 간다고 합니다. 작은손길 회향날인 3월 5일날 참석할 수 없어서 인사를 드리러 온 것입니다. 잘 우려진 둥굴레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했습니다.
중학생 때 소나무선생님의 소개로 인연이 되어 벌써 대학생 신분으로 중국을 간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근 10년이란 세월이 흘러 여명군을 보며 깊은 상념에 잠기게 됩니다.
무주상보시, 이날의 주제이며 작은손길의 회향처입니다.
여운선생님께서는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서로의 입장을 고려하는 세심함이 요구된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제영님은 새터민 학생들 입장에서 강요하는 불교가 아닌 자연스러운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하며 새터민들이 탈북 때 기독교 목사들의 도움도 받지만 많은 돈을 줘야 하는 등 대가성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베품에 대한 의심을 한다고 합니다. 강형진단장님은 새터민 학생들이 받는 것에 의미를 잘 모르고 ‘왜 주나?’할 수 있는데 또 주는 사람들은 정말 무주상보시를 어떻게 잘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는 ‘잘 받을까?’, ‘잘 주고 있나?’를 고민하게 된다는 얘기를 하셨습니다. 진흙거사님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말씀하시며 불자들의 마음가짐에 대해 얘기를 하셨습니다. 진정한 도움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은 생각이 면면에서 느껴집니다.
여운선생님께서 처음에 예술반을 구상하실 때의 상황이 떠올랐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예술반 활동에 대해 부정적 마음이 먼저 들었었고 걱정도 됐었습니다.
끝나는 이시점에 새삼 여러분들의 지극한 마음과 교감이 어우러지는데 반해 저의 마음은 점점 무거워집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저는 무주상보시를 그 오랜 세월동안 깊히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점을 느끼며 마음이 참담합니다. 표면적으로 일어난 사건, 사고만을 기억하고 무주상은커녕 보시에 대한 생각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 글을 쓸 수가 없는 저를 발견합니다. 남 얘기를 내 얘기처럼 쓸 수는 없음으로 저의 한계를 마주치니 이제야 저는 만나는 기분입니다. 이글을 통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여운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제영님이 아이들과 함께해준 시간과 노력들, 여명군이 얘기하는 작은손길의 무주상보시에 대한 마음.. 앞으로 살아갈 각오와 다짐을 보면서 끝낸다고 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후원자들께서 회향에 맞춰 보시해주는 마음들, 또 다른 인연으로 새로워질 수 있음을 봤습니다.
이런 상황에 증명법사처럼 진흙속의 연꽃님(진흙거사)이 인연되어 낱낱이 현장을 되새겨 주십니다.
거룩한 작업에 감사드립니다.
오랜만에 범일님께서 오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여성 노숙자들을 찾아다니면서 촌지를 주기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마음을 뵈며 봉사를 넘어서 인류애가 느껴지는 벽안님, 감사합니다.
그동안 고생과 보람이 함께 하셨을 보리님, 마지막을 바라보면서 봉사자가 많다고 나오시지 말라고 해도 같이 함께 나와서 격려해주는 해맑고 상큼한 모습에 감사합니다.
한분, 한분께 떡과 바나나를 전달하면서 다시 만나기 어려울 감회가 느껴집니다.
마지막인데 삼계탕 한번 해주면 안되냐는 말씀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2006년 니르바나 오케스트라 후원회원이 되고 2007년 작은손길 후원회원이 되며 수행과 현장에서의 많은 접촉이 때로는 아픔으로 때로는 절망을 거듭하며 저를 바꾸는 계기가 됐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무주상보시란 유한한 생을 수많은 접촉을 통해 순수한 열정과 노력이 공유되며 무한한 세계로 이어지게 하는 실천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앞으로 이런 순수한 봉사의 모임이 새로운 형태로 또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을지로봉사대 해룡거사님, 종문거사님, 갑장인 병순님 건강하고 잘 지내길 바랍니다.
이병관, 김상희님 한번도 말씀을 나눈 적은 없지만 항상 노력하시는 모습에 부끄럽고 감사합니다.
바나나 270개, 백설기 250쪽
둥굴레차, 커피 각 100여잔.. 여러분께 회향된 많은 분들의 염원이었습니다.
작은손길 회향하면서 생각합니다.
위대한 스승의 발자취를 따라 지행합일을 실천하시는 여운선생님의 간절한 염원이 일사불성선 독목불성림(一絲不成線, 獨木不成林), 한그루 한그루 심고 가꾸신 뜻이 숲을 이루어 세상을 가꿀지어다.
보배의 경[Ratanasutta]
1.
[세존] “여기 모여든 모든 존재들은 지상에 있는 것이건 공중에 있는 것이건, 그 모든 존재들은 행복하여지이다. 그리고 마음을 가다듬고 이제 말씀을 들으십시오.
2.
모든 존재들은 귀를 기울이시고, 밤낮으로 제물을 바치는 인간의 자손들에게 부디 자비를 베푸시어, 방일하지 말고 그들을 수호하도록 하여지이다.
3.
이 세상과 내세의 어떤 재물이라도, 천상의 뛰어난 보배라 할지라도, 여래에 견줄만한 것은 없습니다. 부처님 안에야말로 이 훌륭한 보배가 있으니, 이러한 진실로 인해서 모두 행복하여지이다.
4.
싸끼야 족의 성자가 삼매에 들어 성취한 지멸과 소멸과 불사와 승묘, 이 사실과 견줄 만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가르침 안에야말로 이 훌륭한 보배가 있으니, 이러한 진실로 인해서 모두 행복하여지이다.
5.
깨달은 님들 가운데 뛰어난 님께서 찬양하는 청정한 삼매는 즉각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삼매이니, 그 삼매와 견줄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가르침 안에야말로 이 훌륭한 보배가 있으니, 이러한 진실로 인해서 모두 행복하여지이다.
6.
네 쌍으로 여덟이 되는 사람들이 있어, 참사람으로 칭찬 받으니, 바른 길로 가신 님의 제자로서 공양 받을 만하며, 그들에게 보시하면 크나큰 과보를 받습니다. 참모임 안에야말로 이 훌륭한 보배가 있으니, 이러한 진실로 인해서 모두 행복하여지이다.
7.
확고한 마음으로 감각적 욕망이 없이, 고따마의 가르침에 잘 적응하는 참사람은 불사에 뛰어들어 목표를 성취해서 희열을 얻어 적멸을 즐깁니다. 참모임 안에야말로 이 훌륭한 보배가 있으니, 이러한 진실로 인해서 모두 행복하여지이다.
8.
마치 단단한 기둥이 땅위에 서 있으면 사방에서 부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거룩한 진리를 분명히 보는 참사람은 이와 같다고 나는 말합니다. 참모임 안에야말로 이 훌륭한 보배 있으니, 이러한 진실로 인해서 모두 행복하여지이다.
9.
심오한 지혜를 지닌 님께서 잘 설하신, 성스러운 진리를 분명히 아는 사람들은 아무리 커다란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여덟 번째의 윤회를 받지 않습니다. 참모임 안에야말로 이 훌륭한 보배가 있으니, 이러한 진실로 인해서 모두 행복하여지이다.
10.
통찰을 성취함과 동시에, 존재의 무리가 실체라는 견해, 매사의 의심, 규범과 금계에 대한 집착의 어떠한 것이라도, 그 세 가지의 상태는 즉시 소멸되고, 네 가지의 악한 운명을 벗어나고, 또한 여섯 가지 큰 죄악을 저지르지 않습니다. 참모임 안에야말로 이 훌륭한 보배가 있으니, 이러한 진실로 인해서 모두 행복하여지이다.
11.
신체와 언어와 정신으로 사소한 잘못을 저질렀어도, 그것을 감추지 못하니, 궁극적인 길을 본 사람은 그것을 감출 수 없습니다. 참모임 안에야말로 이 훌륭한 보배가 있으니, 이러한 진실로 인해서 모두 행복하여지이다.
12.
여름날의 첫더위가 오면, 숲의 총림이 가지 끝마다 꽃을 피어내듯, 이와 같이 열반에 이르는 위없는 묘법을 가르치셨습니다. 부처님 안에 이 훌륭한 보배가 있으니, 이러한 진실로 인해서 모두 행복하여지이다.
13.
위없는 것을 알고, 위없는 것을 주고, 위없는 것을 가져오는 위없는 님께서 최상의 위없는 가르침을 설하셨습니다. 부처님 안에 이 훌륭한 보배가 있으니, 이러한 진실로 인해서 모두 행복하여지이다.
14.
그에게 과거는 소멸하고 새로운 태어남은 없으니, 마음은 미래의 생존에 집착하지 않고, 번뇌의 종자를 파괴하고 그 성장을 원치 않으니, 현자들은 등불처럼 꺼져서 열반에 드시나니, 참모임 안에 이 훌륭한 보배가 있으니, 이러한 진실로 인해서 모두 행복하여지이다.
15.
신들과 인간들에게 섬김을 받는 이렇게 오신 님, 부처님께 예경하오니, 여기에 모인 존재들이여, 땅에 있는 존재이건 공중에 있는 존재이건, 모두 행복하여지이다.
16.
신들과 인간들에게 섬김을 받은 이렇게 오신 님, 가르침께 예경하오니, 여기에 모인 존재들이여, 땅에 있는 존재이건, 공중에 있는 존재이건, 모두 행복하여지이다.
17.
신들과 인간들에게 섬김을 받는 이렇게 오신 님, 참모임께 예경하오니, 여기에 모인 존재들이여, 땅에 있는 존재이건 공중에 있는 존재이건, 모두 행복하여지이다.
(숫타니파타/작은 법문의 품, - 보배의 경 - 전재성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