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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따비

7월 19일(일요일) 을지로 따비

작성자여운 김광하|작성시간15.07.19|조회수17 목록 댓글 0

날이 후덥지근합니다.

굴다리안에도 등이 하나가 고장이 나서 더 덥게 느껴집니다.

 

오늘 오신 거사님은 대략 100여명쯤 되어 보입니다.

백설기 200쪽, 바나나 280개, 커피 100여잔과 둥굴레차 100여잔을

보시했습니다. 오늘 보살행을 해 주신 분은 김상희 보살님, 해룡거사님,

병순 거사님과 백발 거사님입니다. 구자남 보살님은 오는 길이 늦어

회향할 때 쯤에 오셨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부지런히 발길을 재촉하신

보살님의 마음이 따뜻합니다. 

 

보시를 받는 거사님들 중에는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분도 있고,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떡과 과일을 받는 분도 있습니다. 우리는 늘 그렇듯이

무심하게 보시를 합니다. 이 시간만은 서로 무심하게 보시를 주고 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그 짧은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요.

데레사 수녀도 일찍이 비슷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한 기자가 인도의 캘커타에서 자선행위를 하는 테레사 수녀에게

캘커타에서 빈민들을 구제해봤자 그것은 태평양에서 물 한 컵 뜨는 것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데레사 수녀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기자 양반, 맞아요. 물 한 컵에 불과해요. 하지만 물 한 컵 분량만큼

태평양의 물은 줄어들었잖아요. 이 사실을 확인하고 여기저기에서

그렇게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있는 것, 여기에 저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무주상보시를 통하여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서로 마음을 내려 놓을 수 

있다면, 그 길은 곧 분별과 차별을 넘어서는 해탈의 길이 아닐까요?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는 한, 우리의 보시는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금강경(제6 정신희유분)에서 부처님은 장엄한 부처의 겉모습을 보고 복을 비는

말세에서도, 청정한 믿음으로 계를 지니고 복을 닦는 자가 있어서 무주상보시를 

실천하리라고 말씀했습니다. 그리고 그 길을 가면 나와 남을 차별하는 관념을 넘어 

올바른 깨달음을 얻는다고 했습니다.

우리 역시 희망을 버리지 않는 이유입니다.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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