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말복에 즈음하여 삼계탕을 보시했습니다.
<사명당의집>에서 140명분의 삼계탕을 준비하느라 오후 내내 부산했습니다.
제영법사의 일을 덜어주기 위해, 무량도님, 김명옥님, 대도심님 등 세 보살님이 오셨습니다.
먼저 끓는 물에 진공포장된 삼계탕을 담아 한참을 데웁니다. 이어 뜨끈뜨끈해진 삼계탕을
다시 큰 박스에 한 개씩 옮겨 담습니다. 그리고 나서 보살님들은 큰 전기밥솥 두 통(60명분)에
가득 밥을 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밥은 약간 질었지만, 삼계탕에 담아서 먹기에는 오히려 좋습니다.
일을 끝낸 후에 세 보살님은 집에서 가져온 카레와 반찬으로 저녁공양을 준비하셨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다 같이 카레밥을 즐겼습니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함께 법구경 1장을 읽으며
잠시 선정에 들기도 했습니다.
일요일 오후에 시간을 내주시고 저녁까지 준비해주신 세 보살님께 합장합니다.
저녁이 되자 천둥이 치고 비가 쏟아졌습니다. 오늘 준비한 삼계탕이 혹 남으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거사님들은 평소보다 많이 오셨습니다. 폭우나 폭설이 내리면
집이 있는 사람은 밖에 나가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집이 없는 사람은 사정이 다릅니다.
오늘은 대략 125명 쯤 오셨는데, 삼계탕을 두 번 드신 분들이 있어 준비해간 140명분의
삼계탕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오늘 삼계탕 보시는 불교봉사단체 <사랑재>의 참여와 후원으로 이루어 졌습니다.
허중 백동열 단장님, 너름새 이병관 총무님, 계림 김순자님, 양명숙님, 이원재님,
심미경님, 박은정님 그리고 김혜숙님 등 여러분들이 오셔서 보살행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황채운 <반갑다연우야> 봉사단장님도 오셔서 거사님들에게 둥굴레차
봉사를 맡아 주셨습니다. 이외 해룡거사님, 병순거사님, 그리고 백발거사님 등
거사봉사대님들이 손을 보태주셨습니다.
비가 들이쳐 굴다리 안에는 변변히 앉을 공간이 없었지만, 거사님들이 묵묵히 잘 드시고
감사의 인사를 하니 오히려 우리가 고마웠습니다. 밥과 깍두기(첫째 주 반찬봉사자들이
만드신 것입니다), 둥굴레차도 모두 동이 났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보살행을 해주신 사랑재 회원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식기와 잔반을 싣고 9시 반쯤 <사명당의집>에 돌아왔습니다.
오늘 설거지를 맡아줄 정재도 전윤경 부부가 벌써 <사명당의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늦은 밤까지 그릇과 숟가락과 잔반통을 깨끗하게 씻어준 두 회원님께 감사드립니다.
초등학교 1학년 아들 우진이도 따라가겠다고 해서 데려 왔는데, 차안에서 깊은 잠이 들었네요.
오늘 삼계탕을 보시하는데 참으로 여러 보살님들이 손을 보태주셨습니다.
보시를 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무주상 보시의 원력과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고 받는 행위에 조건을 내려놓는 마음은 구속을 벗어나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마음이며,
번민을 넘어 자유와 깨달음을 추구하는 순수한 마음입니다. 무주상보시는 이처럼 고통을 벗어나
기쁨을 찾으려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과 서로 통하는 수행입니다.
삼계탕을 준비해주신 사랑재 회원님들과 작은손길 봉사자들, 그리고 맛있게 삼계탕을 드신
을지로 거사님들, 모든 이들이 이 인연으로 부처님의 자비와 깨달음을 얻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