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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따비

2월 14일 일요일 을지로 따비

작성자여운 김광하|작성시간16.02.14|조회수42 목록 댓글 0

오늘 우리 신설동 <사명당의집>은 종일 사람들이 붐볐습니다.

오전에는 사진예술반 학생들의 장학회(장학증서 수여식)가 있었습니다.

12명의 학생이 참석한 가운데, 9명의 학생들이 장학증서를 받았고,

작은손길 회원님 10분이 오셔서 축하와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22명이 모이니 <사명당의집>이 꽉 차네요.

(자세한 내용은 제영법사가 따로 올립니다.)

 

오후에는 운경행님이 오늘 저녁 따비를 위해 바나나를 3개씩 싸서

90봉지를 만들었습니다. 바나나가 크고 실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강형진 니르바나오케스트라 단장님과 소고님이 오셔서

저녁공양을 하고 을지로 따비에 함께 참여했습니다.

 

오늘 을지로 따비에는 모처럼 장창현 백진의 부부 회원님이 오셨고,

강형진 회원님과 소고 실장 외에 거사봉사대의 해룡거사님과

병순거사님이 손을 보태주셨습니다.

날이 갑자기 추워졌는데도 거사님들은 생각보다 많이 90여명이 오셨습니다.

오늘은 백설기 250쪽, 바나나 270개, 커피와 둥굴레차 각각 100여잔을

보시했습니다. 날이 추워 둥굴레차를 찾는 거사님들이 많았습니다.

 

오전 장학식이 끝나고 몇 몇 회원님들이 남아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 가운데 제 마음에 들어온 말은 "사람을 차별하고 강요하는 것은

생명을 지치게 하고 상처를 낸다"는 말입니다. 우리 모두 그동안

<예술반>활동에서 지키려고 노력한 소박함과 무심의 가치를 되새겼습니다.

 

일찌기 승찬대사는 <신심명>에서 "도에 이르기는 어렵지 않다. 다만

가르고 차별하지만 말라.(지도무난 유혐간택 至道無難 唯嫌揀擇)"고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현실을 보면, 이 말씀이 얼마나 지키기 어려운 말인지요.

좌와 우, 진보와 보수, 네 편과 내 편 사이에는 불신과 증오가 넘칩니다.

세상이 이처럼 편가르고 차별하는 일이 넘치는 것은 우리의 마음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거칠고 야박한 생존경쟁속에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마음의 상처를 받으며 삽니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 한 쪽 깊은 곳에서

강한 자아를 갖거나 힘과 권위를 얻고 싶은 유혹이 일어납니다. 

 

좌와 우, 진보와 보수 등 어느 한 편에 설 때 우리는 상대를 향해

소리를 높입니다. 사랑과 미움의 대상이 분명해집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혹 자아가 강해진 것 같은 착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요. 

오늘 맞은 작은손길 장학회의 지난 10여년을 돌아보며, 우리의 활동을

소박하고 무심하게 지켜내는 길은 곧 내 마음 속 간택의 유혹을 살피고,

자아의 허상을 버려야 하는 수행의 길임을 다시 다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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