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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따비

3월 6일 일요일 을지로따비

작성자여운 김광하|작성시간16.03.06|조회수25 목록 댓글 1

3월 들어 첫 을지로 따비입니다.

낮에 집근처 공원을 산책했습니다. 날이 온화하여 얼마 걷지 않아

등에 땀이 났습니다. 저녁 을지로 굴다리에는 날이 저물었는데도 찬바람이

불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어깨를 움추리는 사람을 볼 수 없습니다.

오늘 오신 거사님들도 얼굴이 편안했습니다. 거사님들이 인사하는

소리가 한결 여유가 있고, 청명하게 들렸습니다.

 

어느 누가 이처럼 단박에 사람을 온화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계절이 주는 축복을 생각하면 자연은 참 위대합니다. 봄이 가고

여름이 와도 누구도 그 흐름에 저항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봄의 온화함에 두려움 없이 몸을 내맡기고, 가을 단풍에

주위 눈치 보지 않고 환호성을 지릅니다. 자연이 짓는 모든 활동은

늘 무심하여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것을 잘 아는 까닭입니다.

 

오늘은 바나나 300개, 백설기 250편, 커피와 둥굴레차 각각 100여잔을

보시했습니다. 거사님들이 지난 주보다 많이 오셔서 90여명이 훨씬

넘었습니다. 오늘 바나나는 특별히 맛이 좋았습니다. 백설기도 공임을

올린 덕에 건포도가 더 들어가 맛이 좋았고, 텁텁하지 않아 먹기에도

좋았습니다. 제영법사가 끓인 둥굴레차도 인기가 좋아 따비가 끝날

때에는 한방울도 남김없이 다 소진되었습니다.

오늘 오신 보살님들은 퇴현 전재성 박사, 운경행님, 그리고 거사봉사대의

해룡거사님과 종문거사님입니다.

 

따비를 회향하고 오는 길도 마음이 가벼운 것은 이 또한 봄의 축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세상살이가 쉽지 않지만 조건없는

자비의 의미를 서로 나누게 된다면, 우리 사회가 갈등과 대립의

시행착오를 줄여가며 한걸음씩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부처님은 <자애의 경>에서 남이 내 뜻대로 따라주지 않아 분노와

증오가 일어나더라도, 하나뿐인 외아들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자애를 베풀라고 말씀했습니다. 그리고 앉거나 걷거나 깨어있는 동안

늘 자애의 마음을 기르라고 가르쳤고, 이것으로 해탈에 이른다고 했습니다.

증오와 두려움에 묶여있는 우리자신을 돌아보면, 부처님의 가르침에

겸손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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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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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碧眼 김경숙 | 작성시간 16.03.07 세상 누구보다도 봄날을 기다리는 분들이 을지로 거사님들 아닐까요??
    봄날의 따스함이 마치 부처님 마음 같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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