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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따비

4월 24일 일요일 을지로따비

작성자여운 김광하|작성시간16.04.24|조회수31 목록 댓글 0

어제는 황사가 심해 시야가 많이 흐렸는데, 오늘은 날이 청명합니다.

오후에는 기상대에서 황사주의보를 철회했습니다.

 

오늘 <사명당의집>에서는 오전에는 사진예술반 학생들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제영법사가 저녁 따비에 쓸 커피물과 둥굴레차를 끓였고, 운경행님은

바나나를 세 개씩 봉지에 담았습니다.

 

오늘은 크고 튼실한 바나나 300개, 백설기 250개, 커피와 둥굴레차 각각 100여잔을

보시했습니다. 거사님들은 평소보다 많은 거의 100여명이 오셨습니다.

퇴현 전재성 박사와 거사봉사대의 해룡거사님, 병순거사님, 종문거사님,

그리고 김영호 거사님이 보살행을 맡아 주셨습니다.

 

따비는 여느 때처럼 평화롭게 진행되었습니다. 거사님들 중에는 명랑하게 인사를 건네는

분이 있고, 묵묵히 눈인사를 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냥 머리를 숙이고 대열 속에 묻혀

떡과 과일을 받는 분도 있습니다. 그래도 한 분 한 분 스쳐 지나가는 거사님들의 얼굴은

무심하거나 편안해 보입니다.

사는 일이 쉽지 않는 분들이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편안한 마음을 전해주는 거사님들이

고맙습니다. 우리에게 전해지는 이 평화는 거사님들이 우리를 받아주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니라, 조건없이 보시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온 것이라고 믿습니다.

 

초기경전 숫타니파타 <알라바까의 경>에 보면, 부처님은 야차(인도의 원주민 종족들)를

만나 대화를 나눕니다. 야차들은 부처님에게 재산과 명성을 얻는 방법을 물었습니다.

부처님은 진실, 자제, 포기(보시), 인내 등 네 가지 덕목을 가르쳤습니다.

부를 쌓고 권력을 얻기 위해 명성과 교제를 넓히는 것만을 최고로 여기는 야차들이

의아해 하자, 부처님은 당신의 말이 믿어지지 않으면 세상의 모든 수행자나 바라문들에게

물어보라고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진실 자제 보시 인내가 세상을 평화로 이끄는 길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그것을 지켜나가는 사람은 참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거짓 탐욕 인색 교만이

세상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세속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당신의 가르침을 꿋꿋하게 펴는 부처님의

확신은 어디서 오는지 그 분의 삶을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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