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여러분, 그동안 평안하셨습니까?
저는 지난 주말 집사람과 함께 경주 칠불암을 찾았습니다.
경주는 마침 벚꽃이 활짝피어, 온 시내가 은빛으로 눈이 부셨습니다.
인근 염불탑 근처에 차를 대고, 한 시간 가량 걸어서 칠불암에 올라갔습니다.
길은 호젓하여 걷기에 참 좋았습니다. 남쪽지방이라 진달래와 개나리는 벌써
철이 지난 듯 드문 드문 눈에 띄었습니다. 하늘은 푸르고 숲은 청량한 기운이 돕니다.
눈과 귀를 덮던 가리개가 없어진 느낌입니다. 어깨를 누르던 세상사가 어느새 저 산밑으로 내려갔습니다.
숲은 밖에서 들어온 사람마저 정화시키는 놀라운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칠불암은 두개의 바위에 일곱 부처님을 새겨놓아
칠불암이라고 합니다. 부처님의 얼굴은 소박하면서도 자비롭고 그러면서도
당당한 느낌을 줍니다. 소박함과 자비와 당당함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은,
저의 지나온 경험으로 보면, 누구에게도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 세 가지 미덕이 부처님에게는 왜 이처럼 자연스러운지 경이롭습니다.
마애불상의 얼굴들은 신라시대 사람들이 그리는 이상적인 모습이겠지만,
오래 보아도 마음이 편안한 것은 내 마음 속에도 이런 모습이 원형적 이상으로
자리잡고 있는 까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젊어서 소박한 삶을 그리긴 하였지만, 지금의 내 모습은 너무 멀리
길 밖으로 나와 있는 느낌입니다. 특히 자연에 가까이 갈 때마다 이런 느낌이 듭니다.
장자는 '사람은 흐르는 물을 거울삼지 않고, 잔잔하게 가라앉은 물을 거울삼는다'고 했습니다.
- 人莫鑑於流水(인막감어류수) 而鑑於止水(이감어지수) 장자 <덕충부>-
거울같은 잔잔한 사람이 가까이 있으면 그 덕에 내 우둔한 업을 녹이겠지만,,,
세상 살다보면 무심하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그럴수록 언제나 무심하게 받아주는 자연이 고맙습니다.
1) 지난 주부터 을지로따비는 한 주에 일요일 하루만 나가기로 했습니다.
회사생활과 작은손길 활동을 같이 하기에 요즘들어 조금 힘이 듭니다. 처음에는 수요일만 나가고
일요일은 쉬려고 했는데, 을지로 거사님들중 많은 사람들이 일요일에 오기를 원했습니다.
일요일은 봉사들이 오지않아 적막해서랍니다. 해서 앞으로 을지로 따비는 일요일만 나가기로 했습니다.
2) 앞으로 힘이 생기면 탈북학생들을 돕는데 좀 더 힘을 쏟으려고 합니다.
지난 12월에서 금년 2월까지 사진예술반 학생들중 중학생 네 명이 모두 카나다와 호주로 이민을 갔습니다.
아이들은 왜 그런지 모르고 그저 공부하려 간다고 했지만, 다 부모들이 내보낸 것이지요.
더욱 놀라운 것은 지난 3월에 두 명이 다시 사진반에 돌아온 일입니다.
현지사정이 만만치 않아 다시 돌아온 것입니다. 어린 학생들이 부모를 따라 남한으로 왔지만,
적응하기 어려워 이리저리 떠도는 모습이 가슴 아픕니다.
사진반 학생들의 말을 들어 보면, 학교생활에 적응하기가 참 어렵다고 합니다.
남북한의 학력차가 클 뿐만 아니라 학교생활에서 같은 반 학생의 눈빛도 견디기 힘들다고 합니다.
특히 북한에 관한 뉴스가 뜰 때마다 모든 게 자기 잘못인 것처럼 느껴져 괴롭다고 합니다.
우리 사진반에는 올해 대학에 들어간 학생이 세 명입니다.
이들은 물론 특수전형으로 입학을 했고, 학비는 면제입니다. 그러나 입학 이후가 더 큰 문제입니다.
대학생으로서 경제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하지만, 수업을 따라가기도 어렵습니다.
사진반 지도교사 석제영 선생은 사진반 대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마련하지고 제안했습니다.
지난 학기에 김여명(한양대 입학)군에게 60만원을 장학금으로 주었지만
더 확대하자는 것이지요. 우리 힘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회원님들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여운 김광하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