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티순교성지 순례길을 돌아보고 시를 씁니다.
한티의 상천(上天) / 서문원 바오로
1
상천 바라더라도
두려움 없을까
먹먹한 숲길
억새 긴 울음 새
잰걸음 헐떡대며 오가느니
구불구불 숨죽인 곳 들어와
하나 버리면 되는데
열 마다하는 미련함
누군들 이해하겠는가마는
2
상천 전부라서가 아니더라
그가 아닐지라도 그래
심정 깊이 새겨진 사랑
이제도 누구가 진드근히 묻는다면
고향집 어떻게 가고 싶지 않겠어
그러해도 끝끝내 가난한 움막 택하리
지붕 억새 틈 하늘빛 맑고 고와라
3
산 중턱 하늘 깊고 푸르러도
상천 길 밝히 들어오는가
산들산들 손짓하면 속 편할 텐데
그 길 이생에서 만나지 못해
그러해 믿음이고 사랑이라
좋은 곳 주고픈 마음도 사랑
돌아가 보고픈 그도 사랑
혹여 괴로운 곳이면 어때
사랑하는 이와 함께 산다면 상천
4
이러해 찾아든 산중의 날들
곤궁하고 조잡한 살림이더라도
날마다 이어지는 기도와 찬미
산짐승도 초연히 귀 기울여
어느 날 휘몰아친 노도광풍
그들은 그 밤 꿈꾸던 상천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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