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 캠페인 – 손해 】
성폭력 예방교육, 가정폭력 예방교육, 성매매 예방교육, 성교육,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성과 관련된 각종 정보 전달 교육 등 예방교육과 관련해서 기관으로 문의 전화 및 의뢰 전화가 걸려온다. 일정을 조정하는 일이 정말 쉽지 않다. 그래도 조절을 해서 확정 된 내용으로 신청서를 받는다. 신청서를 받고나면 무슨 일이 있어도 그 강의는 진행이 된다. 우리 기관에서는 나름의 체계를 갖추고 교육과 관련된 절차를 진행시키고 있다. 다양한 대상자를 만나는 만큼 맞춤식 교육을 지향하는 우리로서는, 수시로 절차를 보완하고 있다. 이런 우리가 교육 신청서를 받기까지 늘 듣는 말이 있다. 강사비가 없다라고, 그런데 교육은 받아야 된다고 상대들은 늘 얘기를 한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현실이 이렇다보니 강사비가 있는 곳에서는 많은 내용을 주문을 한다. 딱 한번의 기회에 다 해달라고 말이다. 나라에서 강사비를 지원하며 강의를 제공하는 ‘찾아가는 성교육’에서 특정 기관에서 특정 교육을 수료한 전문강사에 한하여 강사비를 제공한다고 했으며, 전문강사에게 부여된 강사번호를 알려주면 교육신청자들이 등록을 한다고 했다.
예방. 예방이 무척 중요하니 널뛰듯 변하는 상황을 우리는 수용하면서 지금을 맞이했다.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우리는 주어진 상황에 다양하게 적응하며 노력을 해왔다. 그러다가 문득 이 시점에서 짚어보게 되었다. 우리는 계속 소진되어 가는데, 상대들은 ‘손익계산’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년지대계라는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고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교육대상자의 특성을 알려달라는 양식란에는 별다른 정보가 없고, 교육내용에 대해 문의하기 보다는 이런 저런 것을 끼워서 해달라는 요구가 있을 뿐이었다. 무료교육이나 단순히 형식적으로 횟수를 채우기만 하는 되는 교육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강사의 역량과는 별개로 여전히 강사비는 고무줄처럼 수시로 변하고 듣는 이들은 강사가 특정기관에서 강사과정을 수료했는지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상황인 것이다. 하나의 예로, 어린이집에서는 필히 강사에게 부여된 강사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를 하는데 ‘등록’을 하기 위함이라고 하였다. 문제는 등록을 한다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강사들이 ‘어디에’ 등록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에 있다. 나라에서 제공하는 무료 강의는 특정기관에서 특정 교육을 수료한 자에 한해서 강사비를 지원한다고 하니, 이를 이용한 장삿꾼도 나타났다. 강사번호를 ‘등록’해야 하는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강의를 모집하여 강사번호가 있는 강사와 연결해주며 중간에서 소개료를 챙기는 기관들이 나타난 것이다. 이들의 정체를 아니 존재를 정부기관이 알고 있는지 무척 궁금하다. 강사를 찾는 곳과 강사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법에 저촉되는 것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수익을 챙기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 이대로 두어도 되는 것일까.
아직도 폭력피해예방교육은 이에 대해 필요성과 문제의식을 제기하는 자들만의 몫일까. 우리는 앞으로 행보를 어떻게 해야 될지 심히 고민이 든다. 세상은 아무 일이 없기 위한 노력보다 일이 나면 그제사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더 관심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안타깝다. 맞춤식 교육을 지향하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사례분석을 통한 대응책이 녹아 있는 강의를 세상이 너무 쉽게 생각하고 편하게 이용만 하려는 것 같다. 더 연구할 수 있는 지원과 이러한 역할을 하는 이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노력은 너무 부족한 것 같다.
손해 보는 것 없이 피해예방교육과 관련하여 이득만을 챙기려는 장삿꾼 기질을 가진 이들에 대해 어떤 시선을 보내야 하는지 많은 고민이 든다. 이런 장사꾼들에게 상처 받아가는 강사들을 어찌 지켜야 하는지 진정 더 많은 고민이 든다. 그동안 우리를 믿고 맡긴 것이라 생각했는데, 혹 떠 안기기만 한 것은 아닌지 서운한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려 한다. 우리가 이런 고민을 안 하면 누가 대신 해줄까. 우리에게 전환점이 필요한 시점이란 생각이 든다. <행가래로 14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