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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忍)보다 덕(德) [146호]

작성자행가래로|작성시간18.03.06|조회수16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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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소연을 할 곳이 없다. 무엇에 대해서? 부당한 상황, 부당한 대우에 대해서, 잘못된 것을 바로 잡기 위해서 하소연 할 곳이 없다. 이런 상황이 한 번이 아닌 여러 곳에서 풀리지 않고 쌓이기만 하면서, 해결될 기미가 전혀 안 보이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서, 우리들 모습이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 식으로 통일화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부당함에 대한 피해가 또 다른 부당함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은 가족에게 화풀이라도 하는데, 사회가 점점 가족이 함께 살게 하기 보다는 각자가 필요한 곳에 살도록 변해가고 있어서 상처를 쉽게 치유하지 못하고 결국엔 상처인지 조차 모르게 되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필자의 주변사람들에게서 들은 이야기이다. 어느 날 메일을 열어보니 거래처에서 메일이 한 통 와있다. 그래서 다른 메일보다 챙겨서 먼저 열어보았단다. 열어보니 내용이 ‘444444’란다. 4개수가 몇 개인지 모르겠으나, 사랑해의 4는 아닌 것 같다. 상당히 당황스러운 상황임이 분명하다고 보인다. 필자는 이 이야기를 듣고 해명하는 메일이나 연락이 있었는지가 궁금했다. 당연히 있었다 라는 답을 기다린 필자의 믿음은 산산이 깨졌다. 만약 이 일을 상사가 알게 되었다고 하자. 상사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well, 들은 바로는 ‘훌륭한’ 직원이 ‘테스트’를 하다가 실수를 했다고 보고를 받았고 어쩌고 블라 블라∼∼. 테스트라는 맡은바 업무를 이런 식의 내용으로, 그것도 거래처 분에게 하는 직원이 정말 ‘훌륭한’ 직원이라는 그 상사의 말은 참으로 안타깝게 들렸다. 왜 상대가 이 말을 전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헤아리지 못하고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말만 확인시켜준 이런 상황을 필자는 “덕을 쌓을 기회를 놓쳤다”라고 본다. 왜 “덕”을 운운하는가 하면, 참을 “인”을 새기는 것보다 “덕”을 쌓을 기회라고 생각해보는 것이 더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기 때문이다. 얄미운 짓을 하는 이에 대해 ‘참기’보다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을 마음에 새기며 상대방을 헤아려 볼 여유를 챙겨 화를 누그러뜨리는 것이 하나의 깨달음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忍)보다는 덕(德)”이 우리 삶을 더 낫게 만들어 준다면!
  에반 올마이티(Evan Almighty, 2007) 영화를 보면 남편의 갑작스런 엉뚱한 행동에 대해 아내가 견디지 못하고 떠나왔을 때, 한 음식점에서 “신(God)”을 만나게 된다. 그때 신으로 분한 모건 프리만이 한 말이 기억에 남아있다. 자신을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그녀에게 신이 말했다. “행복하게 해달라고 신에게 기도를 하면, 신이 행복을 내려줄까 행복할 기회를 내려줄까?”하고 말이다. 무척 설득력 있게 다가온 내용이었다. 신을 믿는다 안 믿는다의 여부를 떠나 또 하나,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과 같다고 본다. 이 말은 발명가 에디슨이 한 말로 관련 일화를 보면, 에디슨이 2천 번의 실패 후에 전구 발명을 성공하게 된 것에 대해 기자가 그렇게 계속해서 실패했을 때의 기분이 어떤지 물었을 때, "실패라뇨? 난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 단지 2천 번의 단계를 거쳐서 전구를 발명했을 뿐입니다."라고 했단다.
  불행하니까 행복을 달라고 하기 보단 불행을 깨닫는 것이 먼저이고 이는 곧 행복해질 기회라는 것, 자꾸 실패한다고 속상해 하고 위축되기 보다는 이는 성공에 다가가는 하나의 단계로 불행을 참고 실패를 참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여유를 챙기며 ‘기회’라고 생각하고 ‘단계’라고 생각하는 것은, 커다란 깨달음과 함께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폭력 상황이 연령, 성별을 불문하고 좀처럼 줄지 않고 난무하는 지금의 세상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새치기하는 사람, 앞서 걸어가면서 뒷사람에게 고스란히 담배 연기와 재를 주는 사람, 불시에 차선 변경을 해서 놀래 키는 사람, 사고를 내고서는 오리발 내밀거나 도망 가버리는 사람, 도둑질하는 사람, 사기 치는 사람, 묻지마 범죄 하는 사람, 조국을 배신하는 사람 등등 우린 이런 사람들에 대해 참아야 하는 것이 아니고 사회를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기회와 단계로 생각해야 된다고 본다. 지속되는 상황을 종료시키고,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그 순간, 달라질 수 있어야 된다. 흐지부지 시키거나 미뤄버리면 안 되는 것이다.
  ‘그 자리에선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라는 말이 우리를 돌아보게 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는 말처럼, 구분지어 생각하는 깨달음이 “덕(德)”으로 가는 길인 것 같다. 도덕적ㆍ윤리적 이상을 실현해 나가는 인격적 능력이면서, 공정하고 남을 넓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이나 행동을 말하는 것이니, 덕을 베풀고 쌓으면 “덕분 입니다.”라는 말을 서로 나누게 되는 세상이 될 것 같다. 서로 안녕하세요? 다음으로 많이 나누는 말이 “덕분입니다”이면 참 좋겠습니다. <행가래로 1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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