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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同性)끼리 베푸는 친절 [147호]

작성자행가래로|작성시간18.03.08|조회수50 목록 댓글 0

1인 캠페인 동성(同性)끼리 베푸는 친절



  여자는 여자가 더 잘 안다, 시집살이한 며느리가 더 지독한 시어머니가 된다.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아무래도 ‘생각’ 보다는 ‘마음’에 대한 말인 것 같다. 여자 ‘마음’을 여자가 더 잘 안다, 시집살이하는 며느리 ‘심정’을 시집살이한 시어머니가 더 잘 안다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잘 알기 때문에 득(得)이 되는 것도 있고 실(失)이 있는 것도 있겠지만, 근래에 외출을 하면서 느끼게 된 바는 득이 더 많다는 것이다.
  경력단절여성들의 재취업길이 어디로 열렸는지, 그리고 아이들 학원비를 벌기위해 엄마들이 어디로 취직을 했는지 가시적으로 보이는 요즈음이다. 식당에 가면 물과 함께 메뉴판을 가져다주는 여자분, 마트에 가면 물건의 바코드를 하나하나 입력하는 여자분, 학습지며 보험 상품을 권유해주는 여자분 들을 생활 속에서 마주치게 된다. 이 여자분들 이 맡은바 본분을 다할 뿐이다 라고만 하기엔 무언가가 더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여자이기에, 여자를 잘 알기 때문에 베푸는 친절이 있는 것 같았다.
  마트에 아기 엄마가 아기를 안고 물건을 사서 계산을 하려하면, 계산대 밖으로 나와 카트에 있는 물건을 꺼내면서 ‘아기를 안고 하기엔 힘든 일’이라며 본인이 하길 자처하고, 본인이 해야 하는 일, 바코드 찍기와 계산을 하고 나서는 아기엄마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아주는 것도 직접 하겠다 하고, 그 작업을 하면서는 여유로운 미소로 아기에게 인사말을 건내는 것까지 하는 것을 보았다. 중년의 남성 계산원은 본 적이 없기에 비교해 볼 수 없지만, 작은 마트, 편의점에서도 필자는 보았다. 중년 여성의 계산원들은 아기를 안고 있는 또는 임부에게 말을 걸며 그녀들 대신 무언가 하길 자처하였다는 것이다. 이는 아기 엄마 심정은 아기를 키워본 사람이 안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 아닐까? 계산대에 있는 중년의 여성들은 「물건을 사는 고객」이라는 시야에서 「아기엄마고객」이라고 따로 보는 눈이 있는 것은 아닐까?
  음식점 대부분 종업원이 남성·여성 혼재해 있지만, 식당의 테이블을 닦거나 물을 가져다주거나 음식을 나르는 종업원으로는 중년의 여성이 제일 많아 보인다. 이곳의 중년 여성 종업원들도 본연의 업무를 최선을 다해 수행하는 것이겠지만, 역시나 계산대의 중년 여성들처럼 무언가 더 느끼게 해주는 것이 있다. 그저 우리들의 밥상을 친절하게 차려주고 치워주는 것이 전부인 것 같지만 고객 중에 아기 엄마가 있으면, 엄마가 밥을 먹을 수 있게 도와주려 말을 건내거나 아기가 다칠까 주의 깊게 지켜보고 아기엄마에게 필요해 보이는 물품을 대여해주거나 조치를 취해 주려고 하는 것을 보았다. 이는 누가 시켜서 또는 가르쳐서 되는 일일까? 만약 중년의 남성에게 계산대에서 식당에서 이렇게 하도록 훈련을 시키고 연습을 시키면 이처럼 살뜰하게 진심이 우러나도록 할 수 있을까?
  우리의 엄마들이 세상 곳곳에서 경험이 있는 자로서 선배노릇을 후배에게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혹자의 말처럼 세상엔 여자와 남자 그리고 아줌마가 있다는데, 필자는 세상에는 남자와 여자 그리고 엄마가 있다고 하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위에 든 예에서, 아기들이 스스로 사랑을 얻은 존재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들이 친절을 베푼 대상은 아기 엄마로 보인다. 그래서 든 생각이 바로 남자들도 서로를 끌어주고 밀어주는 것을, 서로가 서로에게 베풀어보면 어떨까? 특히 남자들끼리 모인 군대에서, 물론 그곳은 남성이나 여성이 아닌 군인이 있는 곳이지만, 얼마 전 기사에서 접한 그 가혹행위를 군인이기 때문에 한 것으로 보기엔 어려움이 상당하다고 보기에, 후임병을 선임병이 중년 여성이 아기엄마를 위해 장바구니를 싸고 식당의 중년여성처럼 도움을 주고자 애쓰듯이 살뜰히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 알기 때문에, 그 심정을 더 잘 헤아릴 수 있지 않을까?
  이제 세상 곳곳에는 금남(禁男)의 금녀(禁女)의 경계가 사라지고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의식을 바탕으로 많은 것이 적절히 조율되어 지고 있다고 본다. 물론 우리나라는 아직도 유엔협약에 묶여 있는 국가로 여성의 지위가 더 올라가야 하지만, 그 이전에 비하면 많은 것이 개선되어 정착되어 가고 있다고 본다. 이 토대위에 우리가 너무나 당연시 하는 동성끼리의 우애(友愛)를 쌓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핵가족화 되면서 아이를 하나 또는 둘만 낳으면서 부모 입장에서는 딸 하나, 아들 하나 키우고자 하는 바람이 컸는지, 아이들이 동성자매와 형제보다 이성 남매인, 그래서 이성과 그럭저럭 잘 지내는 것에 능한 이들이 가득한 요즘 세상인 것 같다. 동성(同性)간에는 ‘의리’와 ‘우정’, ‘공유’라는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같다. 다르기 때문에 이성과 관계를 잘 맺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동성 간에 맺는 관계에 대해서 이제는 ‘쉽게’만 생각하지 말고, 더욱 관심을 갖고 서로 배려하고 베풀기 위한 노력을 해야 되는 때인 것 같다.
  각자의 위치에서 의지가 되고 마음을 나눈 동성(同性)의 동기, 선배, 눈인사 나눈 이웃사촌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젠 서로가 서로를 살뜰히 챙기는 문화가 정착되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다. <행가래로 1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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