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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캠페인

위기상황 [104호]

작성자행가래로|작성시간11.09.02|조회수10 목록 댓글 0

【 1인 캠페인 - 위기상황 】

 

  “싫어요! 안돼요! 하지마세요!”를 우리의 아이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언제 누구에게 사용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배우고 있습니다. 교육시간에 합창하는 모습을 보며 또는 “이럴 때는 뭐라고 말한다고요?”라는 질문에 “싫어요! 안돼요! 하지마세요!”를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것을 보면, 든든한 기분이 들기까지 합니다. 좋고 싫은 느낌에 대해 아이들이 나름의 기준을 세우고 우리가 제시한 낯선 사람에 대해 대응하겠다고 합니다. 이전 호에서 제시했듯이 낯선 사람과 아는 사람에 대한 정의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낯설다’의 기준이 무언가를 함께 하기에는 ‘어색함’이 상당히 강하다는 느낌과 밀착되어 있는 것으로 예를 들어, 세상의 밝고 어두움에 대해 정의는 존재하지만, 절대적인 기준은 존재 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아이들에게 주의 주고 싶은 것은 ‘사람’이 아닌 ‘상황’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아이들이 “싫어요! 안돼요! 하지마세요!”를 사용할 수 없는 사람이 존재한다면, 누구일까요?

 

   언제나 낯선 상황에서는 긴장을 하고 경계를 늦추지 않습니다. 위험한 상황이 오면 언제라도 즉시 “싫어요! 안돼요! 하지마세요!”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혹시…’라는 생각이 들 때에는 이 말을 꺼내기가 상당히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바로 아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에 말입니다. 자신의 한마디가 관계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생각에, 해야 하는 말을 즉시 하지 못하고 『참아야지』라는 생각을 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싫어요! 안돼요! 하지마세요!”를 말하는 것을 잊은 것이 아니라, 그 순간에는 참아야 겠다는 생각이 너무도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말을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순간에는 바로 『재치』가 필요한 것임을 알려주고 왔습니다. 정면으로 정확하게 자신의 의사표현을 낯선 이에겐 할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는 서로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나의 입장만을 내세워 전달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낯선 사람과 원하지 않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싫어요! 안돼요! 하지마세요!”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지속적으로 배워오고 연습한 위기대처 능력이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사람 앞에서는 제대로 발휘가 되지 않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에겐 관계를 고려하여 참을 수 있는 얄팍한 용기가 공존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 용기를 이용하는 자들이 낯선 사람보다 훨씬 위험한 사람이라는 것에 대해 모두 동의할 것입니다.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관계를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낯선이로 인한 것만이 아닌, 아는 관계 속에서 자신이 빠질 수 있는 딜레마만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대비책도 제시하고 왔습니다. 과연 어떤 방법이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까요?

 

   “싫어요! 안돼요! 하지마세요!”가 정답임이 분명하지만, 아이들이 사용할 수 없으므로 새로운 답안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관계의 변화가 두려워 ‘참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라면,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고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요? “이제 집에 가야해요~” 라는 말은 “내가 데려다 줄게~”로 응답이 돌아오고, “엄마 아빠가 기다려요” 라는 말에 대해서는 “금방 보내줄게. 잠깐만 있어봐봐~”라는 말로 돌아온다면, 거절의 말을 하여 상대가 응수하지 못하고 우리의 아이들이 보다 유리하게 주도권을 찾아올 수 있는 마법의 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싫다는 말을 상대가 수용하는가의 여부를 떠나 내가 할 수 없는 것이라면, 그 말을 하지 않고서도 거절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그 위기의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럴 때는 “재치있게” 해결하자고 하였습니다. 정색을 하며 말을 하는 것이 관계에 영향을 줄 것 같아서 못하고 있는 것이라면, 단 한마디를 하여 관계도 유지하고 그 자리를 피할 수 있다면 이 보다 좋은 말이 또 있을까요? 이상한 느낌이 들어 위험하다고 판단이 된다면 “싫어요! 안돼요! 하지마세요!” 를 말하면 좋지만 그럴 수 없는 관계라면, 즉시 재치있는 행동을 합니다. 배를 움켜쥐고 “앗! 배야~ 배아퍼. 화장실 좀 다녀올께요~” 또는 “아이구 배야. 똥 좀 누고 올께요~” 라는 듣는 이가 황당할 수 있는 멘트를 한다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은 종료가 되고 이 황당함을 수용하기 위해 상대는 멈칫하게 됩니다. 보다 더 다급한 느낌을 전달하게 되면 그 즉시 자리를 피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적어도 화장실로 안내 받는 상황은 연출될 것입니다. 화장실로 가면 상황이 종료가 되고, 서로 황당하고 민망한 기분에 이전과 같은 상황이 반복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때 화장실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어 간격을 만든 뒤에 화장실에서 나오면 즉시 이야기 합니다. “아직도 많이 불편해. 집에 가야겠어.” 라고 말하고는 재빨리 빠져나옵니다. 그 다음 날에 혹 그 이후에 마주치게 되면 대화의 주제가 한 사람의 안부를 묻는 쪽으로 진행되는 것이 보통의 상황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아무 말 없이 그때의 황당하게 분위기를 깬 것에 대한 탓을 하거나 다시 그런 상황을 재현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심사숙고를 해보아야 합니다. 불편한 상황을 참아가면서 까지 유지해야 하는 관계가 자신에게 이로운지의 여부에 대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는 사람을 조심시키는 것은 보호자의 입장에서도 어려운 일인 만큼, 아는 사람에게 경계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도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아는 사람에 의한 피해가 수차례 보고되고 있습니다. 낯선 사람 그리고 아는 사람 모두 조심이라는 말보다, 아이들이 무엇 때문에 그 상황을 모면하지 못하고 참고 견디어 내는지에 대해 조금 더 신경써서 고려해 본다면, 때로는 정공법이 아닌 순간적인 재치만으로도 위기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스스로 자신을 위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생각의 고리를 연결해 주세요. 지켜야 하는 것은 자신의 안위입니다.<행가래로 1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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