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by, 파울로 코엘료
스펀지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지인께 선물을 받고 읽게 되었다. 이렇게 선물을 받으려고 그동안 읽지 못했다는 생각에 더욱 기뻤다. 그러나, 생각할거리가 너무 많아 읽고 난 후에는 왜 읽었나 후회했다.;; 소설 속 인물들의 사연들을 모두 이해하려고 애썼기 때문이다.
이 책은 죽음 앞에 선 인간의 광기와 생에 대한 열정을 다룬 소설로, 열정 없는 일상에 빠져 꿈을 잃어버린 베로니카가 자살 결심을 실행하면서부터 시작된다. 그녀가 죽어야겠다고 결심한건 삶의 모든 것이 너무 뻔했고, 세상의 나쁜 일들을 막을 수 없는 자신이 아무런 쓸모가 없는 존재로 느껴졌기 때문 이라고 하는데, 책의 마지막까지 자살을 선택한 진짜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되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이렇게 느끼는 이유는 자살을 해야 할 만큼 절실한 이유가 베로니카에게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도 그녀처럼 삶이 뻔해서 지겨울 때도 있고, 사람들에게 상처받아서 숨 쉬는 것조차 고통스러웠을 때도 있었고... 걱정과 고민에 머릿속이 터질 거 같을 때는 나를 태어나게 한 부모님도 원망한 적도 많았다. 그러나 나는 그럴 때에도 절대 스스로 죽겠다고 생각한 적도 마음먹은 적도 없다. 종교적인 신념과 함께 내 주위 사람들에게 자살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죽은 나를 발견한 사람에게 평생 짊어지고 갈지 모르는 충격이란 폭력을 가하고 싶지 않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녀도 충분히 그런 능력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베로니카를 조금은 이해 할 수 있지만 인정할 수는 없겠다.
대체 자살 하고자한 사람들의 마음이 뭘까? 태어나는 것은 내 맘대로가 아니지만 죽는 것은 내 맘대로 선택 할 수 있다는, 그 마음을 나는 돌려볼 수 있을까? 솔직한 마음은 그 사람의 선택이니까 무관심하고 싶지만, 상담원으로서 방관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스스로 삶의 목적을 찾아갈 수 있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내 자리에서 최선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살아야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이들에게 다른 사람들 눈에는 하찮을지 모르는 중요한 무언가를 스스로 찾게 하고,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는 역할을 해야겠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주는 정보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민감성을 키우고, 상담공부를 더욱 충실히 해야만 할 것이다. 책을 읽으며 무엇보다도 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참 단순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남들에게는 우스울 수도 있고 공감하기 쉽지 않은 이유겠지만 이 때문에 지치고 힘든 삶을 살지라도 꼭 살아내고 말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내가 초콜릿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초콜릿을 먹을 만큼 좋아하기 때문에- 초콜릿이 세상에 있는 한 나는 절대 죽지 않을 것이다. 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만의 삶의 이유를 알고 즐겁게 살아가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아!! 베로니카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건 책을 통해 확인하시길 권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