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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동그라미]여행의 발견.

작성자mumiai|작성시간16.03.09|조회수40 목록 댓글 0

 여행의 발견

  스펀지

 

 나는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나의 머릿속에 여행이라 하면 복작복작이며, 사람 사는 데가 다 똑같다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하지만,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데에는 사실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익숙하지 않은 처음 하는 일에는 무척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 무엇을 타고 가야하는지 어디서 내려야 하는지 도착해서는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등이 내 머릿속을 가득 메우고 있기에 그것들을 해결하기 전까지는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계획하는 자체가 피곤하다는 생각을 하며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로 둘러대며 귀찮음을 실행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바깥세상을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면서 왜 이런 마음을 가지고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다고 하는 것인지 내 마음이 궁금해졌다.

  궁금해진 데에는 지난 6월에 있었던 지역사회복지협의체의 지역대회를 다녀오면서부터이다. 지역대회는 가게 될 것이라고 계획된 것이 아니라 며칠 전 갑작스럽게 결정되었다. 참여하기로 한 순간 나의 머릿속은 무엇을 챙겨가야 할까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하였지만, 짐 싸기 보다는 기대감이 더 컸다. 일정표가 있어서 대략 몇 시에는 무엇을 하고, 어디를 가겠구나.’ 라고 예상만 할 수 있었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면 된다는 생각이 드니 마음이 가벼웠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했고, 도시에서 벗어나 신선한 자연을 보고 새로운 것을 접하게 되니 보는 것마다 내 눈과 마음에 가득가득 담아지는 것 같아서 신이 났다. 이렇게 신이 나는 일을 그동안 재미없다고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을까?

  나는 어렸을 때 유달리 내성적이었고, 무엇이든 스스로 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었기에 의견을 구하고 함께 해나가는 것이 편하지 않았고, 친구 사귀는 것에도 수동적이었기에 먼저 다가가는 것도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내 마음은 뒤로 하고 친구들의 마음을 먼저 봐주어야 할 때가 많아 사람에게 마음을 보여주는 일이... 마음을 나누며 소통해야하는 모든 것들이 나에게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당연히 100%로 마음 맞추고 내 마음처럼 살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과의 관계가 귀찮아 졌다. 그러면서 귀찮음과 욕구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생각하여 혼자서도 잘해요!를 외치며 혼자 하는 것들에 있어 편하다고 생각되어져 기특하다고 스스로를 칭찬하였지만, 칭찬의 약발은 얼마가지 않았다. 약발을 떨어졌다는 것을 다른 핑계를 대며 포장을 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마음들을 이번 여행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내가 스스로 나를 외롭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과 더불어 마음을 재정비하고, 새롭게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을... 지금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도 좋겠지만 돈독함을 다지기 위해 기존의 사람들에게 좀 더 다가가는 내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절을 베푼 다음에 똑같이 받기를 바라는 것은 친절을 베풀었다고 할 수 없다고 한다. 나는 늘 상대가 나와 같은 마음으로 대해주길 바라면서 기대하고 있었기에 내가 원해서 한 행동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실망하고 귀찮음으로 치부했던 건 아닌 가 싶다.

  솔직히 행동과 마음을 수정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겁부터 나는 건 사실이다. 내가 생각한대로 실천을 할 수 있을지... 얼마나 유지될지 등등 모두 한숨부터 나오는 걱정들뿐이지만 지금이 아니고 더 늦어서는 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작이 반이라고 난 벌써 반은 짧은 12일의 여행을 통해 내가 범하고 있었던 오류를 깨닫고 앞으로 한발자국 더 나아가기 위해 궁리를 하고 있다. 이 깨달음이 한번 휘몰아치는 토네이도가 아니라 늘 곁에서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기를 바라며 친구랑 함께 하는 여행을 계획해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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