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 타령
스펀지
내가 아는 용과 사람들이 아는 용은 다르다. 사람들이 아는 용은 민화 속에 나오는 상상의 동물로 큰 여의주를 물고, 발톱을 세우고, 하늘로 쓩 하고~ 날아가고 있겠지만... 내가 아는 용은 땅에 발은 딛지 않고 내 옆에서 사람마냥 살고 있다. 물론, 나도 처음엔 상상의 용이라고 생각했는데 겉모습만 그렇지 속모습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어 용과 어떻게 함께 하게 되었는지 그 관계에 대해 읊어 보려한다.
사람들은 첫눈에 느껴지는 인상으로 그 사람을 기억한다고 한다. 그것은 관계를 맺기 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진짜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없게 만드는 장애물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용을 처음 보았을 때는 피부처럼 차갑고, 항상 발톱을 세우고, 언제 공격할까 타이밍을 기다리고만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고, 그 용은 230년 동안 묵었기 때문에 내가 그동안 대했던 사람들과는 달라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가 하는 살짝 불편한 마음이 들었었다. 한마디로 나랑 하늘과 땅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3년이 지난 지금은 그 용이랑 분식집을 지나다 눈이 맞으면 핫도그를 함께 사먹는 사이로 발전하게 되었다. 용이 땅으로 더 내려온 것인지, 내가 위로 올라간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함께하기 위해서 서로가 만날 수 있는 지점을 찾은 것 같다. 무엇이 우리의 사이를 변화시켜 주었을까? 같은 공간에서 매일 얼굴을 보는 특수성 때문일까? 이 또한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것들이 하나둘 늘어나기 때문에 좀 더 친밀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보다는 그 용에 대해 알게 된 사실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나는 따뜻한 불을 내뿜고, 여의주도 떨어뜨릴 줄 아는 의외의 허술한 면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고고한 자태를 뽐냄과 동시에 따뜻함을 가지고 있는 그 용에게 나는 현재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그 용이 가진 고고함으로 세련됨을 배울 수 있고, 따뜻함으로 품음을 당하고 있다. 용이 사람을 안을지 누가 알았을까?
눈에 보이는 것들에 의해서 용의 진심이 가리워질 때가 있다고 느껴진다. 용의 고고함에 사람들은 지레 겁을 먹고, 용이 그렇지!!. 라고 오해하는 것 같아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내가 느낀 따뜻함을 다른 사람도 느낄 수 있게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첫 번째로 쓸 방법은 질문이다. 질문은 의문점이 생길 때 하는 것이지만,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할 때 사용되어지기도 한다. 그 용이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언제인지, 무슨 도움이 필요한지에 대해 묻는다면 더 많은 것들을 공유하고 대변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두 번째 방법은 눈 맞춤이다. 그 용의 눈망울이 얼마나 예쁜지 알아봐주어야겠다. 나는 그 용과 함께 지내는 것을 기꺼이 선택했다. 내가 한 선택에 잘 지낼 수 있는 방법과 더불어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겠다. 이 노력은 나만 으로도 안 되고, 용만 으로도 안 된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그 목표가 있기에 서로를 꼭!! 도와야 하겠다. 그것을 지지하는 나는 언제 어디서든 용 타령을 해줄 수 있는 완전한 편이 되어주어야 겠다.
그 용이 내 글을 읽으며 무슨 생각을 할까? 내 마음은 알까? 썩소를 날릴수도 있고, 미소를 지을지... 엉엉울지... 펄펄 뛸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그 반응에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상상해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