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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동그라미]어떻게 살까?

작성자mumiai|작성시간16.03.10|조회수39 목록 댓글 0

 어떻게 살까?

돌고래 

 

 화차라는 영화를 관람했다. 이 영화는 일본의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각색하여 만들어졌다. 평범한 삶에 대한 갈망과 자본주의의 허상이 만들어낸 비극을 통해 현대사회의 어둠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이라고 한다.

  친척인 문호로부터 약혼녀 선영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전직 형사 종근. 결혼을 앞두고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려다 과거에 개인파산을 신청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갑자기 자취를 감추었다. 단순 실종사건으로 생각하고, 문호와 종근은 그녀를 찾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 뒤에 또 다른 여자의 그림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혼란에 빠진다. 선영의 모든 것은 가짜였고, 남의 이름을 뺏어 자신의 인생을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진짜 이름은 경선이며, 문호를 만나기 전에 부의 사채 빚으로 인해 빚쟁이들에게 괴롭힘을 받아 쫓기고 있다는 사연과 함께 그녀의 원래 이름이 차경선임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왜 차경선이란 사람이 선영이란 이름으로 살게 되었는지와 과거 사실하나가 드러났을 뿐인데 왜 그녀가 자취를 감추었는지에 대해 약혼자 문호만큼 나도 궁금하였다. 종근의 도움으로 추적해보니 자신의 나이대와 비슷하고, 찾을 가족이 없는 여자를 골라 친해져 마음을 얻은 후 살해하고, 그 이름과 주민번호로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문호는 살인은 안했을 것이라며 그녀의 사연을 더욱 알고자 하였다. 그러나 결국 접하게 된 현실은, 차경선이 더 이상 선영으로 살 수 없게 되자 또 다른 여인의 뒤를 쫓는 선영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었다.

  경선은 무엇 때문에 살해까지 하고, 그 이름까지 뺏어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저히 다른 방법은 없었던 걸까? 그녀가 지향한 것은 무엇일까? 빚쟁이들을 피하고 싶었다면,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몸만 숨기며 살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이름과 주민번호로 계속 찾아낸다면, 이름을 바꾸고 주민번호는 말소시켜도 되지 않았을까? 라는 여러가지 생각이 들며, 그녀의 행동을 전혀 공감할 수가 없었다그녀가 살인범이 되는 길을 마다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보기 시작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선영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선영이는 술집종업원이었고, 엄마는 술에 취해 집에 가다 사고사 했으며, 친구들과 이웃은 술집에서 일한다며 다 떠나갔다. 솔직히 부러운 삶은 아니다. 그런데, 그녀가 선영을 타깃으로 삼은 이유가 차경선이라는 이름만 아니면 되므로 선영이처럼 살려고 한 것이 아니라 차경선이 꿈꾸었던 삶으로 살고자 빼앗았다고 생각된다.

  누구든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게 느껴진다 해도 그것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과 꿈꾸고 있은 계획과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내일 뭐하지?",  "다음에 여기에 가야겠다.",  "누구랑 이렇게 하고 싶다." 등 자신에게 맞는 기대들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내가 원하던 방법으로 되지 않는다고 하면 다른 방법을 갖으면된다. 그런데, 경선은 자신의 욕구충족을 위해서 남의 것을 빼앗아도 된다는 생각을 한 것이 나쁘다는 것이다. 그 괴로운 상황에 대한 방법의 선택은 정말 잘못되었다고 본다. 스스로 원하고 바라는 모습을 누구나 꿈꿀 수는 있지만, 모두 다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좋지 않은 내 상황을 탓하고, 뭐가 부족하고 빠졌느냐를 따져 채우기에만 급급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현재는 이렇구나." 라는 한계를 인정한 후 앞을 위해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한계를 인정한 후에 지금 내 상황에서 가능한 목표를 찾고, 달성하고, 또 찾고 달성하면 정말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완성할 수 있다. 나를 위해 목표를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경선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는 좋았으나 그 과정이 잘못되었기에 좋은 줄 알았던 결과도 무너지게 되었다. 삶은 순간선택의 연속으로 이루어졌다. 어떠한 선택을 하든지 그 댓가는 반드시 올 것이라 생각한다. 그 댓가가 우리를 행복하게 할 것인지, 불행하게 할 것인지는 나에게 달렸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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