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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동그라미]따뜻한 경험.

작성자mumiai|작성시간16.03.17|조회수27 목록 댓글 0

 따뜻한 경험

  돌고래

 

  얼마 전, 5월의 신부가 된 대학을 같이 다닌 친한 동생을 만났다. 대학 때는 매일 붙어 다닐 정도로 친했기 때문에 사회에 나온 후에는 자주 만나거나 통화하지는 않아도 만나면 서로의 삶에 대해 들어주고, 함께 고민하는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는 동생이라 만나면 참 반갑다. 늘 반가운 동생이 좋은 사람을 선택해서 시집을 간다고 했을 때, ‘너마저 가는구나..’가 아닌 너는 꼭 행복했으면 좋겠어~’라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런 동생을 결혼하고 처음 보게 되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가 제일 궁금해서 만나자마자 신혼생활이 어떤지 물어보았다. 역시나 쑥스러운 기색으로 신혼이니까 좋지 뭐...”라고 답했다. 아직 결혼에 대한 생각은커녕, 여전히 혼자를 즐기는 나를 배려하느라 더 좋은 표현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ㅎㅎ 그리고 시집가기 전에는 엄마가 모든 것을 해주시는 생활을 한 동생이 어떻게 집안일을 하는지도 신기해서 밥은 어떻게 해먹는지, 빨래는 어떻게 하는지 등등을 물어보니 신랑과 함께 나누어서 잘 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 역시.. 닥치면 다 하게 되는 구나.’라는 마음이 들어 속으로 웃었다.

  그런 동생이 나에게 언니는 사람 안 만나느냐고 조심스레 물어보며, 나를 늘 염두에 두고 좋은 사람 한명 소개시켜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을 해주었을 때 나까지 생각하고 있는 예쁜 마음에 감사했지만, 그런 마음이 들게 한 죄책감(?) 때문에 한편으로는 부담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면서 동생은 결혼을 해서 누군가와 함께 라서 의지가 되고, 영원한 내편이 생겨 좋다고 이야기 했다. 나도 이 말에 동의 하지만 함께와 내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불안함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동생과의 이야기를 통해 깨닫게 되었다. 그 불안함의 원인은 좋은 사람을 어떻게 만나야 되는지 방법을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이런 마음에 대해 동생에게 고백하니 씩~ 웃으며, 자신이 신랑을 만나기 전에 어땠는지 알려주었다.

  여러 사람의 소개로 이런 저런 사람을 만나면서 자신이 마음을 주기도 하고, 상대의 마음을 받기도 했는데 여러 상황에서 수없이 상처를 받았다는 것이다.(자세한 이야기는 해주지 않았지만 울상이 된 것을 보아하니 그때는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그 상처로 인해 주눅 들어 있을 때쯤 같은 상황에 놓여있던 친구와 함께 그 주눅을 해소하고자 찾았던 것이 누군가가 연애에 관해 자신의 생각을 작성한 블로그 였다고 한다.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남녀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것을 읽고, 자신의 상황과 대입시켜 울고 웃으며 내린 결론은 자신감 회복이었다고 한다. 자신감이 없어 찡그린 울상인 표정과 소극적인 말투로는 그 누구도 자기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는 다는 것을 직접 사람을 만나서 겪은 직접 경험으로, 다른 사람의 글을 읽으면서 알게 된 간접 경험으로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라고 스스로 주문을 외우듯이 생각하고, 웃는 표정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니 자신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주눅 들어 있을 때와 달리 호감으로 바뀌었다고 말하는 순간에 나도 동생에게서 자신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면서 언니를 그냥 있는 그대로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을 테니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려서 억지로 바꾸거나 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내가 참 좋은 사람을 내 옆에 두고 있다는 기분에 성공했다는 기분까지 들게 했다.

  이렇게 나를 몇 년 동안 지켜본 사람이 나에게 이런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니 참 기분이 좋았다. 좋은 기분은 자신처럼 나도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함께 받은 것 같아서 오랜만에 따뜻함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왔다. 나만 누군가의 행복을 빌어주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도 나의 행복을 빌어준다는 사실이 이렇게 따뜻할 줄이야... 동생이 나에 대해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조금이나마 해소해주기 위해서 나도 조금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은 사람을 만나서 좋은 점을 경험하게 된 다면, 다 동생 덕분일 것이다. 고마움에 크게 한 턱 쏘는 날이 빨리 오기를 나도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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