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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동그라미]『인사이드 아웃』

작성자mumiai|작성시간16.03.17|조회수37 목록 댓글 0

인사이드 아웃

애오라지

 

  얼마 전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안팎을) 뒤집어라는 뜻이라고 한다. 한국어로 번역해서 이해하기에는 조금 알쏭달쏭하지만, 나는 안모습을 겉모습으로 드러내어 일치시킨다.’라는 뜻으로 영화가 끝난 후에 생각하게 되었다.

  영화 줄거리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감정컨트롤 본부가 존재해 그곳에는 열심히 일하는 기쁨슬픔버럭까칠소심 다섯 가지 감정이 있다.’라는 소개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나는 감독이 영화를 통해 주고자 했을 메시지가 무엇일까 보다 나에게도 이러한 감정들이 나와 늘 함께 살고 있다는 것과 나는 그동안 내 감정들과 어떻게 지내고 있었는지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떠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 사람들은 저마다 각자의 감정을 느낀다. 소위 말하는 좋은 감정을 느끼면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을 반기지만, 상처 입은 상황에서는 그때 느꼈던 감정을 더 이상 느끼고 싶지 않아 다른 상황에서라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되면 둔감 또는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다. 둔감은 난 괜찮아요. 이 정도로 상처 받지 않아요.”, 민감은 나한테 상처주기만 해봐. 나도 똑같이 해줄 거야.”등으로 말이다. 그래서 내가 정의내린 나쁜 감정들에 대해서는 부정하거나, 상대의 탓으로 돌리는 등의 여러 방법을 통해 느끼려 하지 않고 외면하려 한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하루 속에서 좋은 감정은 하나도 느끼지 못해 나쁜 감정들 속에서만 허우적거리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어떻게 떨쳐버려야 하나라는 생각으로 머리 아프게 고민했던 시절이 있었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들이 찾아오는 것인지, 왜 나만 이따위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인지, 왜 내가 열심히 다독여 애써 괜찮게 덮어둔 상처들을 후벼 파는 사람들 밖에 없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다 답이 나오지 않자 어떻게 하면 이런 일들에 반응하지 않는 사람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연구하기 시작했다. 나쁜 감정에 민감하다보니 못살 것 같아 둔감한 사람이 되기를 바랐지만 이렇게 저렇게 해도 나는 나쁜 감정은 나와 늘 함께해서 떨쳐버릴 수 없었다. 좋은 감정의 근처에는 가지도 못하고, 나쁜 감정은 없애버리려 하여 결과적으로 감정이 없는 것이 좋겠다고 결론내린 사람이 되었다. 서글펐다. 어떻게 해도 안 되니 더 이상 나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되었다. 서글프다는 감정 또한 느끼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감정이라는 것은 내가 느끼지 않는다고, 없애버리려 한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니였다. 내 스스로에게서 느끼지 않으려고 했던 감정들을 다른 사람들을 통해 느끼고 있는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나는 다른 사람의 기쁨에는 함께 웃고, 슬픔에는 함께 울며 괜찮아질 것이라 다독여 주고 있었다. 그렇다. 사람에게는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다. 좋을 때는 온전히 그 감정을 만끽하면 되고, 나쁠 때도 온전히 그 감정에 나를 맡겨 울든 화를 내어 해소하고 나면 지나가게 되니까 말이다. 영화에서는 기쁨이 주인공 아이를 늘 기쁘게 하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해서 슬픔이 어떠한 행동을 하려고 하면 사전에 하지 못하게 막아버리는 역할을 하지만 슬픔이로 인해 아이가 성숙해지는 변화의 모습을 보며 슬픔이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감정을 느낄 때 쓸모 있고, 쓸모없고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마다 내가 느끼는 모든 감정들을 소중히 하여 기쁘면 크게 웃고 슬프면 울고 화가 나면 화가 난다고 말해도 괜찮다는 것을.. 그것이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것을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내 감정을 소중히 하듯 다른 사람의 감정 또한 소중히 해야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행동한다면 상처를 주고받는 일들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 순간 내 감정은 흐뭇이다. 그리고 나와 감정을 주고받고 살고 있는 혹은 살고 싶어 하는 누군가 한사람은 꼭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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